마이너리그에 불어닥친 한파…방출과 연봉 보전 사이

입력 2020-05-31 12: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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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이매진스

미국 메이저리그(ML)의 개막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를 정면으로 맞을 전망이다. 일부 ‘빅 마켓’ 구단들은 지갑을 열어 이들의 처우에 신경 쓰고 있지만 쉽지만은 전반적으로는 방출의 찬바람이 쌩쌩하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31일(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산하 마이너리거 29명을 방출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문제 때문이다. 구단들의 긴축 재정이 시작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ESPN은 앞서 “조만간 1000여 명에 육박하는 마이너리거들이 방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토론토가 시작을 끊은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역시 마이너리거의 주급 400달러(약 50만 원)를 무기한 지급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ML은 7월초 개막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단축시즌에 맞춰 엔트리를 대거 확충한 뒤 마이너리그 시즌을 진행하지 않는 방법까지 논의 중이다. 자연히 40인 로스터 외 선수들은 당장의 쓸모가 없는 셈이다. AP통신은 앞서 “마이너리그 160개 팀 중 42개 팀이 해체될 수도 있다”고 내다본 바 있다.

물론 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구단도 있다. LA 다저스, 뉴욕 메츠, 텍사스 레인저스 등 10개 구단은 6월까지 급료 지급을 약속했다. 그 후 조치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선수들도 발 벗고 나서는 분위기다. 추신수(텍사스)에 이어 데이비드 프라이스(다저스) 등은 사비를 털어 선수단 지원에 나섰다. 마이너리거가 사라지면 야구계가 공멸의 길로 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금전적 문제만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쓸모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마이너리거들을 방출하는 게 여러모로 이해타산이 맞는다. 하지만 이 선택 한 번이 야구의 미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존재한다.

데이튼 무어 캔자스시티 로열스 단장은 마이너리거 방출은 없다고 선을 그은 뒤 “마이너리그에만 머무는 선수들이 ML에서 10~15년을 뛰는 베테랑보다 야구 성장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자신의 지역 학교, 야구 아카데미는 물론 프로 팀 스카우트로도 활동할 이들이다. 이들은 야구의 성장에 지속적으로 공헌한다”고 강조했다.

야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지금의 선택이 1~2년의 결과를 바꾸기는 쉽지 않겠지만, 위기 상황에서 구단들이 택한 미래에 대한 태도는 중장기적인 팀 문화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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