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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시즌 개막에 대한 확신이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흐려졌다. 메이저리그(ML) 역사에서 2020년은 통째로 지워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사무국 수장의 갈팡질팡 행보에 선수노조는 역겨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롭 맨프레드 ML 커미셔너는 16일(한국시간) ESPN과 인터뷰에서 “구단주들은 시즌을 치르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개막을 100% 장담할 수 없다. 선수노조와 대화가 지금처럼 막힌 이상 개막을 자신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취소는 재앙이고 절대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길을 찾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5일 만에 입장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11일 ESPN과 인터뷰에서 “올해 야구를 할 가능성은 100%다. 필요하다면 사무국이 정한 일정대로 개막을 강행할 수도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개막시점과 경기수, 연봉삭감안을 두고 치열하게 협상 중이었다. 하지만 선수노조가 14일 협상 최종결렬을 선언하자 맨프레드 커미셔너도 시즌 취소라는 강경책을 꺼내든 것이다. 커미셔너의 직권으로 시즌을 강행할 수 있음에도 책임소재를 선수노조 측으로 떠넘기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토니 클라크 ML 선수노조 위원장은 즉각 성명을 내 “정말 역겹다. 2020시즌을 무기로 선수와 팬을 협박하고 있다”며 “사무국이 협상 시작부터 선수들을 불신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트래비스 쇼(토론토 블루제이스), 트레버 바우어(신시내티 레즈) 등 여러 선수들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무국은 7월 4일 개막을 목표로 삼았지만 구단들은 무관중 체제로 수익이 감소되는 만큼 선수 연봉의 추가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3월에 합의한 경기수 비례 감축안에서 물러날 수 없다는 태도다. 지금의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2020시즌이 통째로 사라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