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 개막은 여전히 요원하다. 사무국이 한 발 물러났지만, 선수들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초비상 상황을 맞았다. 이에 선수노조는 개막 일정의 찬반을 묻는 투표를 연기했다.
ESPN은 21일(한국시간)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당초 주말로 예정된 ML 선수들의 개막 투표가 미뤄졌다”고 보도했다.
ML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개막과 연봉삭감안을 두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펼쳐왔다. 노조가 협상결렬을 선언했지만, 파행을 막으려는 사무국은 팀당 60경기 체제에 경기수 비례 삭감한 연봉의 100% 지급을 제안했다. 이 경우 전체 일정의 36%만 소화하기 때문에 연봉도 그만큼만 지급된다.
선수노조의 투표가 필요한 안건이었는데, 최근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등지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추세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지에서 훈련 중이던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 5명을 포함한 4개 구단 선수가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였다. 선수들이 코로나19의 직접적 당사자가 된 만큼 지금 투표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사무국과 노조는 규정 변경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연장전부터는 무사 2루서 이닝을 시작하는 승부치기 방식을 도입하며, 이미 교체돼 나간 선수를 재투입하는 것도 가능하게 만들 참이다. 경기시간 단축을 위한 포석이다.
투수가 타석에 들어섰던 내셔널리그에서도 2020년에 한해 지명타자를 도입하는 방식에 대해선 이미 합의한 상황인데, 더 공격적인 변화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코로나19 시국을 계기로 야구의 여러 풍경이 달라질 전망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