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김광현 “메이저리그 첫 승 순간 울컥, 꿈 이뤄 기뻤다”

[동아닷컴]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KK’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김광현은 23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종료 후 귀국 소감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김광현은 시즌 8경기에 나서 7번을 선발로 등판했고, 3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 등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해 3 2/3이닝 5피안타 3실점하며 데뷔 시즌부터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이날 김광현은 “부담스러운 자리이기는 하지만 응원해준 팬들께 인사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귀국을 하면서 많이 설렜다. 코로나19로 인해 공항이 많이 한산했다. 빨리 코로나19가 없어져서 다시 원래 삶으로 복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메이저리그 첫 승 경기를 꼽은 김광현은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무대에서 승을 거두고 울컥했다. 꿈을 이뤄서 기뻤다"고 첫 승 순간을 돌아봤다.

김광현은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이 미뤄지면서 귀국 여부를 고민하다 결국 미국에 머문 것에 대해 “한국이 안전하기는 했지만 미국에서 입국 금지를 하게 되면 첫 시즌에 기회를 잡지 못할 것이 걱정됐다. 웨인라이트와 캐치볼을 하면서 많이 친해졌다”고 설명했다. 아직 진행 중인 월드시리즈의 결과 예측은 “LA 다저스가 조금 더 전력이 좋지 않나. 비슷할 것 같아서 7차전까지 갈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번 시즌에 이렇게 기자회견을 열 정도로 좋은 성적을 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으로 당당하게 인사드리고 싶다. 마무리로 갔다가 선발로 돌아오면서 그런 몸 관리 부분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중간에 팀에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준비할 시간이 있어서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할 수 있다고 계속 생각하니 정말 할 수 있게 됐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된다는 점을 올 시즌 통해 많이 느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뛸 때와 달라진 점에 대해선 “기술적인 부분은 계속 발전해 나가는 중이다. 미국에 간 이유도 개인적인 꿈도 있지만 기술적으로나 시스템적인 부분을 많이 배워서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차후에 더 큰 선배가 되어 알려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하나씩 배워가는 중이다. 앞으로도 조금씩 변화를 줄 생각”이라 밝혔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베테랑 몰리나 포수에 대해서는 “몰리나 선수는 내가 공을 잘 던질 수 있게 해준 첫 번째 은인이다. 몰리나는 마운드에서 투수가 가장 마음 편하게 해준다. 타자가 못 칠 공보다 투수가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질 수 있게 해준다. 한국에도 이런 좋은 포수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내가 가장 자신 있는 공을 사인을 내는 것은 나에 대해 많이 공부했다는 것이다. 내년, 내후년도 같은 팀에서 야구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잘 된 점과 안 된 점에 대해 김광현은 “제일 잘 된 점은 그래도 실점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결과론적인 부분으로 많이 얘기하는 데 일단 결과가 좋다는 점이다. 이닝 수는 얼마 안 되지만 좋은 결과가 나왔다. 안 좋았던 점은 시즌이 진행됐다 안 됐다 하면서 호텔에만 있으면서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던 점이다. 내년에는 더 잘 할 수 있으니 좋은 점이기도 하다. 올해는 치료도 열심히 하고 몸도 제대로 만들어서 내년에는 제대로 된 시즌을 했으면 좋겠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다시 마무리로 가라고 해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첫 해에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김광현은 “포스트시즌 마음가짐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똑같다. 좋은 피칭을 하지는 못했지만 단기전은 비슷하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코로나 때문에 포스트시즌 5일이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이었다. 최지만은 3주 정도 밖에 못 나가고 있을 텐데 안쓰럽기도 하다”고 전했다.

KBO리그에서 뛰었던 조쉬 린드블럼과 맞대결에 대한 기억으로는 "나도 신장 이상 때문에 빠져 있다가 돌아와서 맞붙은 거였는데 경기 전에 손을 높이 들어서 인사했다. 코로나 때문에 한국과 관련된 사람을 접하면 더 반가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소속팀 SK 와이번스의 이번 시즌 부진에 대해서는 “2007년에 입단해서 지금까지 이런 성적을 내는 걸 본 적이 없어 안타깝다. 조금이라도 조언이나 도움이 될 것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어린 선수들과 통화를 못하겠더라. 올해 부상 선수도 많았고 시즌이 거의 끝나가니 지금부터 몸 관리 잘해서 내년부터 잘했으면 좋겠다. 최정, 김강민과는 통화했는데 한탄을 많이 하더라. 내년엔 더 좋아질 거라고 긍정적인 얘기를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하는 양현종, 김하성 등에 대해서는 “양현종과 김하성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와 같은 꿈을 꿨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도전을 언제나 응원하고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고 싶다”고 응원했다.

끝으로 김광현은 “일단 올 시즌에 몸이 잘 만들어지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오늘부터 내년 시즌을 완벽하게 잘 하기 위해 준비하겠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운이 덜 따를 수도 있지만 그러면 실력으로, 실력이 안 되면 또 운으로,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팬 분들을 위해 인사드리는 자리인데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리고 미국에서 운동할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