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은 토론토 이적 첫해인 지난해 12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ERA) 2.69, 72삼진, 17볼넷의 성적을 거뒀다. 올해는 29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원정경기(5이닝 2실점 승리투수)까지 10경기에서 5승2패, ERA 2.62, 58삼진, 8볼넷의 성적을 거두며 지난해 기록을 따라잡았다.
승수를 쌓는 속도가 빨라졌고, 투구 내용도 한층 더 안정적이다. 특히 7.25의 삼진/볼넷 비율은 안정감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2.08의 땅볼/뜬공 비율까지 고려하면, 그만큼 위험한 타구의 허용도 최소화했다는 의미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류현진을 상대로 95마일(152.9㎞) 이상의 타구가 만들어진 비율은 34.5%였다.
빠르지 않은 구속으로 영리한 투구를 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의 직구는 느린 편에 속한다. 메이저리그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올 시즌 류현진의 직구 평균구속은 89.3마일(143.7㎞)에 불과하다. 지난해의 89.9마일(144.7㎞)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그러나 구속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상대 타자들은 류현진과 승부를 무척 까다로워한다. 커터,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까지 총 5개 구종의 완성도가 높은 데다 컨트롤도 워낙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7.1이닝당 볼넷 1개만을 허용한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29일 클리블랜드전에서 2개의 볼넷을 내주자 MLB닷컴이 “류현진이 올해 한 경기에서 2개 이상의 볼넷을 내준 것은 처음”이라고 언급한 것도 그의 탁월한 컨트롤을 인정한 대목이다.
자연스럽게 메이저리그 첫 15승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류현진은 16승으로 올 시즌을 마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동료들의 도움이 뒷받침된다면, 이를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토론토의 전체적인 팀 전력은 LA 다저스 시절과 견줘 다소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본인이 중심을 잡고 팀을 이끌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도 성적을 내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토론토 구단이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류현진은 매혹적인 투수다”, “류현진은 그가 엘리트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극찬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