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울산 3연패의 ‘숨은 공신’ 고승범, “내 간절함으로 팀에 힘 싣고 싶었죠”

입력 2024-11-19 16: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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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고승범은 특유의 헌신적 플레이로 울산의 K리그1 3연패에 기여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올 시즌 고승범은 특유의 헌신적 플레이로 울산의 K리그1 3연패에 기여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HD의 K리그1 3연패에서 고승범(30)의 공을 빼놓을 순 없다. 중앙미드필더로서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팀의 엔진 역할을 수행한 그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 28경기에서 4골·3도움을 올렸다. 개인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다.

고승범은 주춤하던 울산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울산을 이끌던 홍명보 감독이 7월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떠난 직후 팀 순위는 4위까지 떨어졌다. 지휘봉을 넘겨받은 김판곤 감독이 다행히 곧 분위기를 추슬렀으나, 분명히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고승범은 “위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팀에 간절함을 심어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울산은 이미 완벽한 팀이다. 나부터 더 열심히 뛰어 선수들이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퍼뜨리고 싶었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우승의 분수령마다 고승범이 빛났다. 지난달 27일 ‘동해안 맞수’ 포항 스틸러스와 35라운드 원정경기에선 팽팽한 균형을 깨는 선제골로 팀의 안정적 1위 확보를 이끌었고, 우승을 확정한 이달 1일 강원FC와 36라운드 홈경기에서도 특유의 헌신적 플레이로 이상헌, 양민혁을 필두로 한 상대 공격진을 막았다.

한 시즌 만에 ‘우승 주역’으로 발돋움했지만, 남모르게 걱정도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 삼성에서 울산으로 이적한 그는 “큰 각오를 하고 울산에 왔다. 축구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 중 하나였다. 울산은 K리그1 정상에 있는 팀이지 않나. 매 경기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우려는 곧 성장의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그는 “울산에 걸맞은 활약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나태해질 수 없었다. 울산 덕분에 큰 발전을 이룬 것 같아 팀에 감사하다”며 웃었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23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릴 수원FC와 최종 38라운드 홈경기뿐 아니라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과 코리아컵 결승도 치러야 한다.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일정 또한 남아있다.

울산은 ACLE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고승범은 포기하지 않는다. 울산은 대회 리그 스테이지에서 득점 없이 4연패를 당해 동아시아권 최하위다. 26일 상하이 하이강(중국)과 홈 5차전을 앞둔 고승범은 “큰 목표를 설정하진 않는다. 다만 순간순간에 집중하려 한다. 어떤 경기는 ‘오늘 지면 난 죽는다’는 마음가짐으로 뛰기도 한다”며 “ACLE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부터 반등하면 상위권까지 올라갈 희망이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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