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경기 선발등판을 앞둔 김광현에게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컸던 게 사실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경기 전까지 메이저리그(ML)에서 가장 높은 0.639(53승30패)의 승률을 자랑하고 있었고,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와 브랜던 크로퍼드 등 언제든 홈런을 터트릴 수 있는 타자들도 즐비했다. 무려 19명의 타자들이 최소 하나씩의 홈런을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김광현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7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2삼진 무실점, 올 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샌프란시스코 강타선을 틀어막으며 팀의 5-3 승리와 함께 3승(5패)째를 챙겼다.
이날 김광현의 피칭 메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김광현은 이날 최고 구속 91.1마일(약 147㎞)의 직구(33개)와 슬라이더(39개), 체인지업(15개), 커브, 싱커(이상 1개)를 섞어 총 89구를 던졌다.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구종은 체인지업이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김광현의 올 시즌 체인지업 구사 비율은 9.6%였지만 이날은 16.9%까지 늘렸다. 직구(43.6%)와 슬라이더(34.5%)에 이어 3번째로 구사 비율이 높았던 커브(11.9%)는 최소화했다.
초반에는 직구와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활용하고, 체인지업을 섞어 타자의 노림수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 전략이 통했다. 5회부터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은 급해졌다. 5회말 커트 카살리가 2구째 체인지업에 성급하게 손을 댔다가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6회말 오스틴 슬레이터도 마찬가지였다. 스트라이크존 낮은 코스에 형성된 2구째 체인지업을 공략했지만, 3루수 땅볼에 그쳤다. 이들 2명 모두 초구 직구를 그냥 흘려보낸 뒤 당했다. 직구와 슬라이더가 아닌 ‘서드피치’로 잡아낸 땅볼 아웃은 향후 김광현의 구종 다양화에도 크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신감을 찾은 김광현은 “남은 경기에서도 최고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