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간) 부시스타디움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3안타 2볼넷 1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의 3-1 승리로 시즌 5승(5패)째를 챙겼다. 최고 91.8마일(약 148㎞)의 포심패스트볼(38개)에 슬라이더(32개), 체인지업(11개), 커브(4개) 등 변화구를 섞어 던졌다.
최근 4경기 전승.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4회부터 시작된 무실점 행진은 21이닝 연속까지 이어졌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ML) 전체에서 20이닝 이상 무실점을 이어간 것은 제이크 디그롭(뉴욕 메츠·31이닝), 케빈 가우스먼(샌프란시스코·24이닝)에 이어 김광현이 3번째다. 평균자책점(ERA)도 이 기간 3.98에서 2.87로 수직 낙하했다. ML 최강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가 깊다.
후반기 첫 등판에서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3회까지 볼넷 1개만 내줬을 뿐 큰 위기는 없었다. 1-0으로 앞선 4회초 도노반 솔라노에게 첫 안타를 내줬으나, 1사 후 다린 러프를 병살타로 처리해 위기를 지웠다. 5회초에도 선두타자 윌머 플로레스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무사히 넘겼다. 6회초 역시 안타 하나로 무실점. 김광현은 3-0으로 앞선 7회초 마운드를 라이언 헤슬리에게 넘겼다.
기분 좋은 소식은 또 있었다. 이날은 김광현의 아내와 두 자녀가 처음 응원을 온 날이었다. 가족이 홈구장 전광판에 소개되자 세인트루이스 팬들이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김광현은 ML 데뷔 첫 해였던 지난해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야구 외적인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김광현의 ML 데뷔 후 처음으로 가족들이 그의 투구를 봤다”고 소개했다.
김광현은 경기 후 “가족에게는 미안하지만 마운드에서는 상대 타자를 더 생각했다”면서도 “사흘 전부터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을 먹고 있다. 김치찌개가 가장 맛있다. 역시 집밥을 먹어야 힘이 난다”며 밝게 웃었다. 이어 “최근 공이 낮게 잘 들어가고 있다. 실투도 낮게 들어가기 때문에 장타가 안 나온다”고 자평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로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메시지도 보냈다. 김광현은 “최근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안 좋아졌다. 힘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30대. 늦었다면 늦은 나이에 ML 도전에 나섰다. 의문부호가 따랐지만 단축시즌이었던 지난해는 물론 올해도 맹활약하며 이미 ‘혜자계약’ 반열에 올랐다. 올 시즌 후 다시 프리에이전트(FA). ‘FA 대박’의 꿈도 머지않은 분위기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