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릿 콜, 구속↓ 제구력↑…올 6경기 피홈런 ‘0’

입력 2023-04-28 1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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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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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릿 콜(뉴욕 양키스)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속구 투수다. 사이영상을 못 받은 최고 투수로 불린다. 그는 사이영상 투표에서 5위 안에 든 게 5번이나 된다.

하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장타 허용이다. ‘언히터블’의 위용을 보이다 ‘뜬금 포’를 맞고 고개를 숙이는 일이 잦았다. 구속을 믿고 한 가운데 던진 대가다.

사이영상 투표에서 9위에 그친 그의 작년 평균 자책점은 3.50. 이는 싱커볼 투수에서 포심 패스트볼 위주의 파워 피처로 변신한 2018년 이래 콜의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이다.

지난 시즌 리그 최다인 33개의 홈런을 내줘 ‘홈런 공장장’이란 오명을 썼다. 그중 16개가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다 맞았다. 포심 패스트볼 구사율이 높아 예측이 가능했고, 존 한가운데로 향하는 게 너무 많았다.

그런 콜이 이번 시즌 달라졌다. 28일(한국시각) 텍사스 레인저스전까지 6경기 40.2이닝 동안 피홈런이 없다. 5승에 평균 자책점 1.11이다. 일부 전문가는 벌써부터 생애 첫 사이영상 수상을 점친다.

뭐가 달라졌을까.

미국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분석했다.

올 시즌 콜의 속구(포심 패스트볼)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미묘하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다.
평균 구속은 시속 97.8마일(157.4km)에서 96.8마일(155.8km)로 시속 1마일(1.6km) 정도 줄었다. 구사 율은 51.9%에서 53.8%로 늘었다. 구속이 떨어졌음에도 장타 허용 률은 0.420에서 0.175로 크게 하락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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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구속을 낮추는 대신 제구력을 높인 것이다. 이를 위해 콜은 투구 폼을 조정했다. 수직 릴리스 포인트를 높이고 익스텐션(투구 시 발판을 밟은 뒤 끌고 나오는 손끝까지 거리)을 좁혔다. 팔을 조금 더 높이 들고, 보폭을 짧게 해 투구하고 있는 것.
릴리스 포인트(투구 시 손의 높이)는 5.78인치에서 5.90인치로 높아졌고, 익스텐션은 6.5인치에서 6.3인치로 줄었다. 더 나은 커맨드 능력을 위해 파워를 줄인 것.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콜의 손에서 공이 빠져나가는 순간 그의 머리와 손의 위치는 작년과 비교해 1.5인치(3.8cm) 정도 더 높다. 이는 그가 보폭을 줄여 마운드에서 멀리 내려오지 않기 때문이다. 콜은 릴리스 연장 지점을 거의 2.5인치(6.35cm) 단축했다. 미묘한 변화이지만 콜이 직구를 더 잘 구사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2022년과 2023년 콜의 패스트볼 히트 맵을 보면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주로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몰리던 탄착점이 오른손 타자 기준 몸쪽 높은 모서리 부근으로 이동했음을 알 수 있다.

콜은 작년 4월에 시속 99마일을 17번 기록했다. 이번 달(텍사스 전 제외)에는 단 3번뿐이다. 하지만 첫 사이영상을 노리는 콜은 직구 구속보다 제구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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