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프림(왼쪽)·로슨. 스포츠동아DB
한 경기 한 경기에 희비가 갈리는 PO에서 정규리그의 데이터는 의미가 크지 않다. 정규리그 맞대결에선 캐롯이 5승1패로 크게 앞섰지만, PO에선 경기마다 흐름이 요동치고 있다. 1·3차전은 현대모비스, 2·4차전은 캐롯이 잡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팀의 1옵션 외국인선수의 활약에 따라 승패가 갈릴 확률이 높다. 현대모비스 게이지 프림(24·206㎝), 캐롯 디드릭 로슨(26·202㎝)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프림, 흥분하지마!’
프림으로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프림은 정규리그 때도 심판의 콜이나 상대 선수의 몸싸움에 자주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이 6강 PO에 앞서 프림에게 “캐롯은 적극적으로 수비를 하는 팀이니 심판과 싸우지 말자”고 당부했을 정도다.
그러나 조 감독의 뜻대로 모든 게 이뤄지진 않았다. 현대모비스는 프림이 5반칙으로 퇴장 당한 2차전, 3쿼터에만 2차례 공격자반칙을 범한 뒤 흥분했던 4차전에서 모두 패했다. 6강 PO 4경기에서 평균 18.5점·13.5리바운드의 맹활약을 펼친 프림의 포스트 지배력은 현대모비스가 자랑하는 무기지만, 프림이 평정심을 잃는다면 이 강점을 활용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많이 뛸 수밖에 없는 로슨
6강 PO 4경기에서 평균 24.3점·13.8리바운드의 활약을 펼친 로슨의 실력을 의심하는 이는 없다. 골밑 움직임이 좋고, 외곽슛 능력도 뛰어나 활용도가 높다. 동료들을 살려주는 이타적 플레이도 강점이다.
문제는 체력이다. 로슨은 일찍 승패가 갈린 1차전을 제외한 3경기(2~4차전)에서 모두 30분 이상을 뛰었다. 2차전에선 교체 없이 40분을 다 뛰었고, 8일 4차전에서도 39분25초를 소화했다. 2옵션 외국인선수 조나단 알렛지와 기량 차이가 크다 보니 혼자 많은 짐을 짊어지는 구조다. 조동현 감독이 패색이 짙어진 4차전 4쿼터 막판 작전타임에 “로슨이 모든 공격을 하게 해서 힘을 빼라”고 주문할 정도였다.
이렇듯 외국인선수들의 기록 외적 요소가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엿보인다. 프림과 로슨 중 누가 팀의 4강 진출을 이끌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