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 조상현 감독. 사진제공 | KBL
LG는 올 시즌 정규리그 평균득점에선 5위(80.1점)로 중위권이었지만, 짠물 수비로 최소실점(76.6점)을 기록했다. 4강 PO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이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플레이를 조 감독이 완벽하게 이식한 덕분이다. 조 감독은 “팀워크를 깨트리는 행위는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확실한 슈퍼스타의 존재감은 부족했을지 몰라도, 누구든 에이스가 될 수 있는 구조로 팀을 변모시켰다.
조 감독이 4강 PO 탈락 직후 아쉬움보다 희망을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자신의 색깔이 선수단에 완벽하게 이식되면, 더 강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믿음이 느껴졌다.
정규리그 동안 줄곧 “성적은 6라운드가 끝난 뒤 받겠다”던 조 감독이 ‘성과’를 언급한 것도 이례적이다. 그는 “선수들이 잘 따라와준 덕분에 성과를 얻었다고 느낀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데 있어 많은 것을 얻었다. 더 강한 팀으로 돌아오겠다. PO에서 리바운드와 힘에서 밀렸던 부분들을 내년에 더 잘 다듬고 조직력으로 승부를 볼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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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이 확실하다. 실점을 최소화하고, 확률 높은 공격을 통해 많은 승수를 쌓는 게 조 감독의 스타일이다. 정규리그 내내 포스트를 장악했던 아셈 마레이의 대체자로 합류한 레지 페리의 공격적 성향이 팀플레이를 해쳤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조 감독이 마레이, 단테 커닝햄 등 외국인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이유다. 그는 “외국인선수 복이 있었다”며 “정규리그 때 마레이와 커닝햄이 정말 성실하게 불만 없이 잘해줬고, 그 덕분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LG가 더 강한 팀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확고했다. 이는 올 시즌의 가장 큰 수확이기도 하다. 조 감독은 “LG의 수비가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은 것, 접전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따라가는 힘이 생긴 것이 성과”라며 “내가 어떤 방향을 원하는지 선수들도 파악했고,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약점들을 더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