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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은 3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KCC의 연고지 이전을 승인했다. 이로써 KCC는 2001년 이후 22년 만에 연고지를 옮기게 됐다.
KCC는 2001년 5월 대전 현대 걸리버스를 인수한 뒤 전주에 정착했다. 2022~2023시즌까지 전주체육관을 홈으로 쓰며 2차례 정규리그(2015~2016·2020~2021시즌), 3차례 챔피언결정전(2003~2004·2008~2009·2010~2011시즌) 우승을 달성했다. 연고지 팬들에게도 엄청난 사랑을 받았기에 이전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그러나 KCC는 최근 전주시가 체육관을 건립하겠다는 약속을 7년째 지키지 않았다며, 전주시의 홀대와 신뢰 문제를 이유로 연고지 이전을 검토해왔다. 그동안 안방으로 사용한 전주체육관은 1973년 3월 준공됐다. 무려 50년이 지난 까닭에 시설은 낙후됐고, 주차난 또한 심각해 어떻게든 변화가 필요했다.
게다가 지난달 전주시는 KCC에 약속했던 체육관 신축을 백지화하고, 현 체육관 부지에 프로야구 2군 구장을 짓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부지 소유권을 가진 전북대학교에서 2025년까지 체육관을 비워달라고 요구했고, KCC도 더 이상 버틸 명분이 없었다. 전주시가 대안을 내놓았지만, KCC의 마음을 돌리진 못했다.
KCC의 새 연고지는 부산이다. 부산은 2021년 6월 KT가 수원으로 옮겨간 지 2년 만에 다시 남자프로농구단을 유치하게 됐다. KCC는 울산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기아 엔터프라이즈와 KT에 이어 3번째 부산 연고 남자프로농구단이 됐다. 전창진 KCC 감독도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부산을 연고지로 삼았던 KT의 사령탑을 맡은 바 있다.
KCC는 부산 사직체육관을 안방으로 사용한다. 사직체육관은 이미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 썸이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일정에 문제가 없도록 조율하는 게 관건이다. BNK 구단 관계자는 “아직 전달 받은 부분은 없다”면서도 “부산시에서 적극적으로 남자프로농구단을 유치했으니 시민들의 볼거리나 농구 저변 확대 차원에선 분명 좋은 일이라고 본다. KCC 팬들이 우리 팀의 경기를 보러 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겼다.
KCC는 2023~2024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팀으로 평가받는다. 새 연고지에서 출발부터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프로농구 최고 인기 스타로 꼽히는 허웅을 비롯해 이승현, 라건아가 건재하고, 2022~2023시즌 직후 서울 SK에서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최준용을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 2020~2021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송교창도 국군체육부대(상무) 복무를 마치고 11월 15일 전역할 예정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