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으로 ‘슈퍼팀’ 마지막 퍼즐 완성한 KCC, 농구 명가의 부활 선언!

입력 2024-05-06 16:1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스포츠동아DB

스포츠동아DB

부산 KCC는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적지 않은 변화에 직면했다. 지난해 8월 30일 KBL 이사회를 통해 전주에서 부산으로 연고 이전이 결정됐다. 전주시와 갈등으로 인해 2001년 5월 대전 현대 걸리버스를 인수한 뒤 23년간 지켰던 연고지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포워드 최준용을 영입하며 라건아, 허웅, 이승현 등 국가대표 출신 선수만 4명을 보유한 ‘슈퍼팀’으로 장밋빛 미래를 그리던 상황에서 연고 이전은 결코 작지 않은 변수였다.

정규리그 성적도 5위(30승24패)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창진 KCC 감독은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 때 “창피하고 미안하고 할 말이 없다”며 고개부터 숙였다. 아낌없는 투자로 최강의 전력을 갖추고도 기대한 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한 아쉬움이 진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봄농구’에 돌입하자 반전을 거듭했고, 서울 SK와 6강 PO(3전승),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DB와 4강 PO(3승1패)에 이어 수원 KT와 챔피언 결정전(4승1패)에서도 상대를 압도했다. ‘봄농구’ 12경기에서 10승2패의 압도적 성적으로 ‘슈퍼팀’의 진가를 입증했다. 5일 KT와 챔피언 결정 5차전(수원 원정)에서도 88-70 승리로 완벽한 피날레를 장식하며 역대 최초로 정규리그 5위 팀의 챔피언 결정전 제패라는 새 역사를 썼다.

적장인 송영진 KT 감독은 정규리그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은 KCC의 차이를 묻자 “정규리그 때는 이기적라는 느낌이 강했다면, 지금의 KCC 선수들은 이타적 플레이를 한다. (KT로선) 줄 점수는 주는 플레이를 했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선 그렇게 할 수가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부상자들의 복귀 속에 조직력을 가다듬어 ‘봄농구’를 준비한 전 감독의 리더십이 챔피언 결정전에서 또 한번 빛난 것이다.

KCC 정창영, KBL 김희옥 총재, KCC 전창진 감독(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CC 정창영, KBL 김희옥 총재, KCC 전창진 감독(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부산으로 연고를 이전한 첫 시즌에 우승을 신고한 사실도 의미가 깊다. 4대 프로스포츠(야구·축구·농구·배구)에서 부산 연고팀의 우승은 1997년 프로축구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와 남자프로농구 기아 엔터프라이즈(현 울산 현대모비스)가 마지막이었다. KCC가 27년 만에 부산의 숙원을 풀어준 것이다.

KCC는 프로 출범 이전 현대전자 시절부터 명문구단으로 통했다. 2010~2011시즌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었지만, KBL 통산 5회 우승의 강팀이었다. 그로부터 13년 만에 6번째 우승을 차지한 올 시즌은 ‘농구 명가’의 부활을 알린 시간이었다.

라건아가 FA 자격을 얻는 만큼 새 시즌에는 외국인선수 영입 등에 따른 변수가 있겠지만, 전력누수가 크진 않을 전망이다. KCC의 장기집권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선수(MVP) 허웅과 이승현은 2022~2023시즌, 최준용은 2023~2024시즌을 앞두고 5년 계약을 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4년 계약을 한 가드 이호현, 2022~2023시즌에 앞서 3년 계약을 한 주장 정창영 역시 다음 시즌 KCC의 핵심 전력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