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소노로 이적한 정희재는 주장의 중책을 맡았다. 그는 창단 2시즌째를 맞이하는 소노에 좋은 팀 문화를 이식해 명문구단으로 거듭나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 최용석 기자
고양 소노 정희재(35)는 이적하자마자 주장의 중책을 떠안았다. 5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여러 팀의 러브콜을 받은 뒤 고심 끝에 소노와 계약기간 4년, 첫 시즌 보수총액 3억5000만 원(연봉 2억8000만 원·인센티브 7000만 원)에 사인했다. 2024~2025시즌을 준비 중인 김승기 소노 감독은 그에게 주장까지 맡겼다. 이적하자마자 라커룸 리더를 맡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정희재는 “지난 시즌까지 뛰었던 창원 LG는 선수단의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이)관희 형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고, 소노에서도 좋은 팀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끼리 시간을 자주 갖고 얘기를 많이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부분에 신경을 쓰려고 한다. 눈만 봐도 통하는 이재도가 있어 주장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희재와 이재도는 LG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비시즌에 나란히 소노 유니폼을 입었다. 정희재는 “한 번은 선수들에게 얘기하고 싶은 부분이 있었는데 (이)재도가 알아서 먼저 나서더라. 고마웠다. 김 감독님의 농구도 잘 안다.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올해 FA 시장에서 정희재의 가치는 상종가였다. 수비와 외곽슛에 특화된 3&D(디펜스) 자원이 필요한 팀이 많았고, 포워드형 외국인선수 수비까지 가능해 최대어로 분류됐다. 그는 “많은 관심을 받아 좋기도 했지만 당황스럽기도 했다. 실제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LG에서 안정을 택할 수도 있었지만 소노의 제안도 좋았고, 가족도 생각했다. 가족과 함께 생활하며 시즌을 보낼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였다”고 이적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김 감독과 만남에도 기대를 품고 있다. 김 감독은 모험적 수비를 팀에 이식하는 스타일이다. 강한 압박과 스틸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공격적 수비를 선호한다. 정희재는 “김 감독님의 공격적인 수비를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아직 구체적인 요구는 없다. 한 번은 지나가는 말로 ‘외국인선수 수비는 네가 다 해’라고 한 마디 정도 하신 게 전부”라며 웃었다.
정희재는 “소노가 창단 2년째를 맞는 팀이다. 주장으로서 좋은 팀 문화를 만들고, 시즌에 들어가서도 조직력이 좋은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LG 소속이었지만 지난해 플레이오프(PO)에서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으로 아쉬움이 컸다. 이 부분은 LG 팬들과 감독, 코치님께 여전히 죄송한 부분이다. 새 시즌에는 끝까지 건강을 유지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