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오픈 2024’ 2라운드 7번 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는 최경주. 사진제공 | KPGA
최경주는 17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GC 동·서코스(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2024’(총상금 13억 원·우승상금 2억6000만 원)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몰아쳤다. 이틀간 합계 7언더파 135타를 기록해 오후 4시30분 현재 공동 2위 그룹 박상현 이태훈 한승수(이상 1언더파)를 6타 차로 따돌리고 홀로 우뚝 섰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8승을 거둔 후 현재 시니어무대인 챔피언스투어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최경주는 그동안 KPGA 투어에서 총 16승을 수확했다. 국내에서 마지막 우승은 2012년 CJ 인비테이셔널 때였다.
무엇보다 이번에 우승하면 KPGA 최고령 우승이 된다. 기존 KPGA 투어 최고령 우승은 2005년 최상호가 KT&G 매경오픈에서 기록한 만 50세 4개월 25일. 1970년 5월 19일 태어난 최경주는 이번 대회 최종라운드가 예정된 19일 만 54번째 생일을 맞는다.
자신이 갖고 있는 이 대회 최다 우승 기록도 새로 쓴다. SK텔레콤을 메인 후원사로 둔 최경주는 올해로 27회를 맞은 SK텔레콤 오픈에 올해까지 최다인 22번 출전해 역시 가장 많은 21번 컷 통과에 성공했다.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이 대회 12회 연속 컷 통과기록도 갖고 있는 그는 2003년, 2005년, 2008년 정상에 올랐다. 만약 이번에 우승하면 16년 만에 패권 탈환에 성공하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대회 최다 우승기록(3회)을 4회로 경신하게 된다.
파3 4개 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으며 날카로운 아이언 샷감을 과시한 최경주는 “대체적으로 아이언 샷이 좋았다. 오늘 경기 시작 전 ‘퍼트 할 때 처음 파악한 그린 경사대로 퍼트를 하자’고 다짐했는데, 확신을 갖고 퍼트를 했고 이 부분도 잘 됐다. 노보기로 잘 마무리해 기쁘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오픈은 가족 같은 느낌이다. 친숙하고 다정한 대회다. ‘행복 동행’하고 있는 것이 맞다”며 웃음을 지은 그는 “지금까지 꾸준하게 출전하고 있는 것은 이 대회에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오픈은 KPGA 투어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대회”라고 평가했다.
13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레지온스 트래디션에서 공동 6위에 올라 올 시즌 시니어무대에서 세 번째 ‘톱10’을 기록하는 등 최근 흐름이 괜찮은 최경주는 “골프 선수라면 평생 도전해야 한다. 어느 상황을 맞이하든 대처를 해야 한다. 어제(1라운드) 경기만 하더라도 바람이 정말 거셌다. 경기가 중단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1라운드에 잘 버텼다”며 “2라운드에서 이 정도 스코어(7언더파)를 낼 수 있었던 것도 1라운드에서 잘 대처했기 때문이다. 늘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어느 선수이든 항상 대회에 출전하면 목표는 우승이다”며 아들뻘되는 후배들과 멋진 승부를 다짐한 그는 “사실 오늘 목표는 컷 통과였다.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이 상황이 놀랍다”고 털어놓은 뒤 “이제 다음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인내가 필요하다. 끝까지 버티면 승리할 것이다”고 굳은 마음 가짐을 전했다.
서귀포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