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가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1월 40대 송모씨가 1억원 상당의 채무를 불이행한 혐의로 이천수(27, 수원)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사건의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공인인 이천수에게 치명적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천수의 2008년은 지워 버리고 싶은 한 해로 남을 만큼 최악이었다. 성공의 부푼 꿈을 안고 네덜란드에 진출한 이천수는 지난 8월 페예노르트로부터 수원삼성에 임대됐다. 팀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던 이천수에게 사실상 방출이 통보된 셈이다. 하지만, 이천수는 돌아온 K-리그에서도 진가를 발휘할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을 믿고 영입해 준 차범근 감독(55)과 수원팬들에게 실망만을 안겨줬다. 수원은 이천수와 다음 시즌 함께 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사기 사건까지 휘말린 이천수는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겨울을 나게 됐다.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 무대에서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한국 선수로 평가받던 이천수는 수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입지를 굳히지 못하고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02한·일월드컵 당시 특유의 당돌한 플레이와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4강 신화의 한 몫을 담당했던 이천수는 이 후 레알 소시에다드와 누만시아(이상 스페인), 페예노르트에서 연이어 실패를 봤다. 축구 전문가들은 축구 선수들의 전성기를 26~30세 정도로 내다본다. 이들의 말만 놓고 보면 현재 27살인 이천수는 축구 인생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야 하는 시기다. 하지만, 그는 예전 기량의 절반도 뿜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의 재능을 잘 알고 있는 팬들은 한창 실력을 발휘해야 하는 시기에 바깥으로만 나도는 이천수에게 질타와 함께 연일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 더 이상 재기가 힘들지 않겠느냐는 극단적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성적 부진과 경기 외적인 문제로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은 이천수. 올 겨울은 앞으로 남은 그의 축구 인생을 결정할 수도 있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