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국제축구연맹
국제축구연맹(FIFA)은 24일(한국시간) “북한축구협회가 26일 평양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일본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B조 4차전 홈경기를 개최할 수 없음을 밝혔다”며 “대회 사무국은 대체 경기장이 부족하고, 일정상 연기할 수 없다고 판단해 경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FIFA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라며 북한에 0-3 몰수패가 선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21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일본과 B조 원정 3차전(0-1 패)을 마치고 5일 뒤 평양에서 4차전을 치러야 했지만,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며 중립국 개최를 월드컵 예선 사무국에 요청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의 일방적 취소 통보에 대해 “북한은 일본에 돌고 있는 전염병 확산을 우려해 평양 홈경기 개최 불가를 통보했다”고 보도했으나, 북한의 의중은 오리무중이다.
북한축구의 폐쇄적 태도는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개최된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하며 2020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이후 무려 3년 8개월 만에 국제무대에 복귀했다. 한동안 자취를 감춘 북한축구는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교류를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2020도쿄올림픽에도 합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 불참을 선언하는 등 뻔뻔한 행보로 국제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는 ‘홈경기 불가’를 선언했다.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참가 중인 북한은 B조에서 승점 3(1승2패)으로 3위에 머물러있다. 지난해 11월 약체 미얀마를 원정에서 6-1로 대파했지만, 강호 일본과 중동의 다크호스 시리아에 연이어 패했다. 조 2위까지 가능한 3차 예선 진출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과 4차전이 몰수패로 처리됨에 따라 더욱 벼랑에 몰리게 됐다.
한편 북한의 갑작스러운 통보로 경기가 취소되자 일본은 대표팀을 해산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은 “북한과 원정경기는 우리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다양한 선수들을 기용해볼 기회였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