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사진제공|KOVO
대한항공은 1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5라운드 최종전서 세트스코어 3-2(25-23 19-25 21-25 25-16 15-12)로 삼성화재를 간신히 꺾었다.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승점 2만을 추가한 대한항공(20승10패)은 1위 현대캐피탈(승점 59·22승8패)과 승점 동률을 이루고도 승수에서 밀려 선두 자리를 빼앗지 못했다. 3연승을 달리고 있지만, 그저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적재적소에 특유의 강서브가 터지면 손쉽게 분위기를 주도했다. 1세트엔 주무기가 적절히 통했다. 최근 삼성화재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불안한 리시브를 적절히 이용했다. 주역은 가스파리니였다. 1세트 초반 팀 공격을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11-8로 앞선 상황에선 4연속 서브에이스로 삼성화재의 근간을 흔들어 놨다. 이에 삼성화재 역시 삼각편대를 앞세워 추격했다. 박철우, 타이스의 양 날개로 1점차까지 따라붙었지만, 랠리 싸움에서 이기지 못했다. 리드를 지킨 대한항공이 25-23으로 1세트를 땄다.
그러나 2~3세트엔 대한항공이 삼성화재 삼각편대의 전력 공세 앞에 무너졌다. 집중력을 한껏 끌어올린 타이스가 이단 연결된 공을 연신 득점으로 이어내며 분위기를 띄웠고, 박철우와 송희채가 차례로 가세해 공격을 분담했다. 3세트까지 타이스는 21점을 올리면서도 공격 성공률이 73.08%까지 치솟았다. 박철우(16점)와 송희채(11점)도 적극 힘을 보탰다.
대한항공 가스파리니(맨 오른쪽). 사진제공|KOVO
반면 대한항공은 가스파리니가 흔들렸다. 1세트 11득점을 올리며 펄펄 날았지만, 2세트 4점, 3세트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4세트 끈끈한 수비에 힘입어 리듬을 끌어올린 것이 대한항공으로선 천만 다행이었다. 가스파리니는 12-8로 앞서는 서브에이스를 터트리는 등 4세트에만 10득점에 공격 성공률 90%로 되살아났다.
5세트엔 교체 투입된 조재영의 서브로 간신히 경기 결과를 뒤집었다. 조재영의 서브에 김강녕과 송희채가 차례로 무너져 대한항공이 13-11로 균형을 깼다. 여기에 김규민의 블로킹과 가스파의 공격 득점이 이어지며 대한항공이 최종 승자가 됐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 스포츠동아DB
경기 후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도 선수들의 들쑥날쑥한 경기력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기술적인 문제다. 용병이 공격을 뚫어주지 못하고, 속공 타이밍도 느려 상대방이 방어하기에 쉬운 배구를 구사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우리가 위험 부담을 안더라도 공격적으로 나섰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기복을 보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으론 5세트 분위기를 뒤집은 조재영을 두고 “재영이가 정말 잘했다. 오늘 경기를 살렸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선두 경쟁은 그야말로 대혼전 속에 있다. 1~3위가 나란히 승점 59를 기록 중이라 승수로 순위를 나눠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현대캐피탈과 비교해 승수가 부족한 대한항공으로선 승리를 챙기는 것과 동시에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는 데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더욱이 정신력으로 버텨내야하는 6라운드 승부에선 최대한 빨리 승리를 결정짓는 일도 경쟁력이다. 박 감독 역시 “선택의 여지는 없다. 매 경기 최선을 다 해야한다”며 “어떻게든 승수를 쌓고, 승점을 챙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