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훈련을 할 때 보니 많이 올라왔다. 더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45)은 24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우리카드와 원정경기에 앞서 주장 박철우(36)를 놓고 이렇게 말했다.
2019~2020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한국전력으로 이적한 박철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게임당 17.52점(총 403점)을 올렸지만, 공격성공률은 47.66%로 기대치를 밑돌았다. V리그 출범 원년(2005년)부터 단 한 번도 공격성공률이 5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기에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았다. 특히 17일 현대캐피탈전에선 7득점, 공격성공률 20.83%(24시도 5성공)에 그쳤고, 21일 삼성화재전까지 최근 2경기에선 공격점유율마저 20%를 밑돌았다. 외국인선수 카일 러셀의 공격이 풀리지 않으면 팀이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박철우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24일 우리카드전에서 승부사 기질을 한껏 뽐냈다. 이날 경기는 한국전력으로선 매우 중요했다. 자칫 패했다면 우리카드와 승점이 최대 7점까지 벌어져 ‘봄 배구’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우에 불과했다. 박철우는 러셀과 함께 팀 내 최다인 20점(1블로킹·1서브), 공격성공률 69.23%의 맹활약으로 세트스코어 3-0(25-21 25-20 25-17) 완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5위 한국전력은 승점 38(12승12패)로 4위 우리카드(승점 39·13승11패)를 바짝 추격했다. 나란히 승점 42를 기록 중인 2위 OK금융그룹(16승8패), 3위 KB손해보험(14승10패)과 격차도 4점으로 줄이며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확보했다.
서브 4개, 블로킹 3개, 후위공격 5점을 포함한 20점을 따내며 트리플 크라운을 작성한 러셀의 공격이 막힐 때면 반대편에서 대기하던 박철우가 어김없이 해결사로 나섰다.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상대 블로커를 뚫었고, 공격이 풀리기 시작하자 강점인 사이드블로킹도 살아났다. 범실이 4개에 불과했을 정도로 안정감이 있었다. 3세트 11-10에선 오픈과 퀵오픈으로 연달아 득점하며 팀이 15-11까지 달아나는 데 일조했다. 23-17에선 신영석의 어려운 토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20점을 채웠다.
‘캡틴’답게 경기 외적인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1세트 초반 심판진의 포지션 폴트 선언과 관련해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집중”을 외치며 선수단을 하나로 묶었다. 이 같은 1세트 초반의 고비를 넘은 뒤 한국전력은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장 감독도 경기 후 “박철우가 살아난 게 크다”며 “(박)철우와 대화를 해봤는데, ‘늘 겪는 일이다. 훌훌 털어내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고 하더라. 본인 스스로 이겨낸 것이다. 앞으로 컨디션이 더 올라올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철우는 “(최근 부진에)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스스로 문제를 찾으려 했다. 체력적으로도 많이 대비했고, 감독님의 선수시절 노하우를 전수받아 타법을 바꿔보니 어려운 공을 처리하기도 수월했다”며 활짝 웃었다.
장충|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2020-2021 도드람 V리그’ 서울 우리카드와 수원 한국전력의 남자부 경기가 열렸다. 한국전력 박철우가 우리카드 블로커를 피해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장충|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45)은 24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우리카드와 원정경기에 앞서 주장 박철우(36)를 놓고 이렇게 말했다.
2019~2020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한국전력으로 이적한 박철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게임당 17.52점(총 403점)을 올렸지만, 공격성공률은 47.66%로 기대치를 밑돌았다. V리그 출범 원년(2005년)부터 단 한 번도 공격성공률이 5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기에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았다. 특히 17일 현대캐피탈전에선 7득점, 공격성공률 20.83%(24시도 5성공)에 그쳤고, 21일 삼성화재전까지 최근 2경기에선 공격점유율마저 20%를 밑돌았다. 외국인선수 카일 러셀의 공격이 풀리지 않으면 팀이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박철우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24일 우리카드전에서 승부사 기질을 한껏 뽐냈다. 이날 경기는 한국전력으로선 매우 중요했다. 자칫 패했다면 우리카드와 승점이 최대 7점까지 벌어져 ‘봄 배구’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우에 불과했다. 박철우는 러셀과 함께 팀 내 최다인 20점(1블로킹·1서브), 공격성공률 69.23%의 맹활약으로 세트스코어 3-0(25-21 25-20 25-17) 완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5위 한국전력은 승점 38(12승12패)로 4위 우리카드(승점 39·13승11패)를 바짝 추격했다. 나란히 승점 42를 기록 중인 2위 OK금융그룹(16승8패), 3위 KB손해보험(14승10패)과 격차도 4점으로 줄이며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확보했다.
서브 4개, 블로킹 3개, 후위공격 5점을 포함한 20점을 따내며 트리플 크라운을 작성한 러셀의 공격이 막힐 때면 반대편에서 대기하던 박철우가 어김없이 해결사로 나섰다.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상대 블로커를 뚫었고, 공격이 풀리기 시작하자 강점인 사이드블로킹도 살아났다. 범실이 4개에 불과했을 정도로 안정감이 있었다. 3세트 11-10에선 오픈과 퀵오픈으로 연달아 득점하며 팀이 15-11까지 달아나는 데 일조했다. 23-17에선 신영석의 어려운 토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20점을 채웠다.
‘캡틴’답게 경기 외적인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1세트 초반 심판진의 포지션 폴트 선언과 관련해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집중”을 외치며 선수단을 하나로 묶었다. 이 같은 1세트 초반의 고비를 넘은 뒤 한국전력은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장 감독도 경기 후 “박철우가 살아난 게 크다”며 “(박)철우와 대화를 해봤는데, ‘늘 겪는 일이다. 훌훌 털어내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고 하더라. 본인 스스로 이겨낸 것이다. 앞으로 컨디션이 더 올라올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철우는 “(최근 부진에)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스스로 문제를 찾으려 했다. 체력적으로도 많이 대비했고, 감독님의 선수시절 노하우를 전수받아 타법을 바꿔보니 어려운 공을 처리하기도 수월했다”며 활짝 웃었다.
장충|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