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인 배우 정유안. 스크린에서 그의 필모그래피는 짧지만 강렬하다. 영화 ‘밀정’을 통해 스크린에 진출하더니 두 번째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으로 ‘천만’이라는 흔치 않은 기쁨을 맛 봤다. 물론 그가 ‘신과함께-인과 연’의 대박 흥행을 ‘이끌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기여도가 ‘전무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신과함께-인과 연’은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을 만나 이승과 저승, 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정유안은 극 중 저승 삼차사 가운데 리더 강림의 전생 속 ‘어린 강림’을 연기했다.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어린 시절 강림의 열등감과 위기감, 두려움이 섞인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해냈다. 강림의 서사를 켜켜이 쌓아 가는 과정에 제 몫을 톡톡히 한 것. 성인 강림 역할의 하정우와 위화감 없이 캐릭터 바통을 주고받았다.
“하정우라는 배우 특유의 아우라가 있잖아요. 준비를 정말 잘해야겠다 싶었죠. 저승에서 차사가 된 강림의 성격을 많이 보고 따라 하기도 했고 하정우 선배의 눈빛과 행동을 많이 연구했어요. 현장에서 직접 볼 기회나 마주친 적은 없지만 편집 영상을 보면서 많이 참고했죠.”

“합을 정말 다양하게 짜놨어요. 함께한 친구가 제 힘을 잘 받쳐줘서 큰 무리 없이 재밌게 촬영했어요. 부상을 당할 뻔 했지만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넘어지려고 하다 보니까 아프고 멍들어도 그냥 했어요. 보호대를 안 한 부분이 접촉되기도 했고요. 흙탕물에 넘어질 때 얼굴을 안 다쳐서 다행이에요. 액션에 대해서는 ‘맛보기’ 였던 것 같아요. ‘신과함께-인과 연’을 통해 액션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강해졌어요. 좋은 액션에 적합 배우로 성장했을 때 꼭 한 번 액션 영화를 해보고 싶어요.”
캐릭터상 정유안은 ‘신과함께-인과 연’의 시리즈 전작인 ‘신과함께-죄와 벌’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한국 영화 역사상 이례적으로 1부와 2부가 동시 촬영된 ‘신과함께’ 시리즈는 ‘신과함께-죄와 벌’이 지난해 연말 먼저 개봉했다. 결과는 초대박 흥행. 1441만명을 기록한 ‘신과함께-죄와 벌’은 ‘명량’에 이어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신과함께-인과 연’이 개봉하기까지 부담감은 없었을까.
“긴장감과 부담감이 컸죠. 출연작이 많진 않지만 시리즈물에 나오는 건 처음이었으니까요. 개봉 직전까지 조마조마했던 것 같아요. 1부가 정말 잘 됐는데 제가 나오는 2부도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죠.”
“‘쌍천만’이잖아요. 너무 행복한 스무살을 보내고 있어요. ‘천만 배우’라고 과찬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앞으로 ‘신과함께’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에 걸맞은 연기를 보여드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껴요. 저에게는 연기적으로 도움닫기 같은 작품이었어요. 다음 시리즈요? 초대가 된다는 상상만으로도 감사해요. 엎드려서 절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혹시나 나올 수 있다면 2부의 강림보다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첩보물도 좋고 사기꾼 느낌의 캐릭터도 좋아요. 흐름을 이끌어나가는 역할이면 되게 좋을 것 같아요. 사건의 키를 가진 핵심 인물이요. 1인2역도 좋아요. 저를 여러 방법으로 보여줄 수 있을 테니까요. 감정선이 오가는 사이코패스 같은 인물도 좋아요. 이야기하고 보니 정말 많네요. 하하. 여러 배역을 해보고 싶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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