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 후 캡처 이미지.
2천년 역사의 동해, ‘일본해’로 왜곡된 정보 수정 이끌어내
한국 바로 알리기 위한 디지털 외교의 승리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가 세계적인 해양 정보 웹사이트 ‘Marine Insight’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고, 한국의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을 시정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 바로 알리기 위한 디지털 외교의 승리
이는 단순한 웹사이트 오류 수정을 넘어, 디지털 시대에 한국을 바로 알리기 위한 노력이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은 의미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Marine Insight’는 전 세계 해양 전문가와 학생들에게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로, 5000개 이상의 전문 기사, 150만 명의 소셜 미디어 팔로워, 7만 5천 명의 이메일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1200만 회 이상의 비디오 조회수를 기록하며 해양 분야의 여론 형성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처럼 ‘Marine Insight’는 해양 산업 종사자들에게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어, 잘못된 정보는 전 세계 해양 지식 생태계에 심각한 오류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반크 청년 연구원 성혜승 씨는 ‘Marine Insight’에서 ‘일본해’ 단독 표기와 함께 “남북한 모두 19세기에 유럽인들이 이 해역을 일본해라고 명명했다고 믿고 있다”는 왜곡된 역사 기술을 발견,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그는 2주간 끈질기게 ‘Marine Insight’ 측에 항의 서한을 보내고, 웹사이트 게시판에 댓글을 다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시정을 요구했다.
단순히 항의하는 것을 넘어, 동해 표기의 정당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역사적 사료, 고지도, 국제기구의 결의문 등을 첨부하여 ‘Marine Insight’ 측의 이해를 도왔다.
세계적인 해양 정보 웹사이트 ‘Marine Insight’. 시정 전의 모습.
성혜승 씨는 ‘Marine Insight’ 측에 동해 표기의 정당성을 다섯 가지 근거를 들어 조목조목 설명했다.
첫째, 동해는 삼국사기 등 2천 년 이상의 역사 기록에서 확인되는 명칭이며, 한반도를 비롯해 일본, 러시아 등 여러 국가와 접해 있는 바다라는 점을 강조하며 ‘동해’ 표기의 역사성과 보편성을 설명했다. 둘째, 국제수로기구(IHO)와 유엔지명표준화회의(UNCSGN)에서 두 개 이상의 국가가 공유하는 지형물에 대해 병기를 권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국제법적 정당성을 주장했다.
셋째, ‘일본해’라는 명칭은 일제 강점기 한국의 지명을 일본식으로 바꾼 제국주의의 잔재이며, 동해 표기는 한국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노력임을 역설했다. 넷째, 동해는 한국인에게 단순한 지명을 넘어 삶의 터전이자 문화적 상징이며, 애국가에도 등장하는 한국의 정신적 자산임을 강조했다. 다섯째, 내셔널 지오그래픽, 돌링 킨더슬리, 론리 플래닛 등 세계적인 출판사들이 동해 병기를 지지하고 있으며, 미국 버지니아주와 뉴욕주에서도 동해 병기를 위한 법안과 교육 지침을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며 국제 사회의 움직임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성혜승 씨의 끈질긴 노력과 논리적인 설득에 ‘Marine Insight’는 마침내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일본해’ 단독 표기를 ‘동해/일본해’ 병기로 수정하고, 한국의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을 삭제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부산, 포항, 울산 등 한국의 주요 항구와 조선소에 대한 정보를 추가하는 등 한국 관련 정보를 웹사이트에 상세히 소개했다.
이는 반크의 노력이 ‘Marine Insight’ 측에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동해 표기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Marine Insight’의 이러한 변화는 전 세계 해양 분야에 동해 표기의 정당성을 알리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외교 시대, 한국 바로 알리기 위한 반크의 활동은 계속된다
반크는 이번 시정 활동을 계기로 전 세계 미디어와 지도, 웹사이트 등 온라인 공간에서 한국 관련 오류를 바로잡는 활동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K-팝, 드라마, 영화 등 한국 문화 콘텐츠를 즐기는 2억 5천만 명에 달하는 전 세계 한류 팬들에게 한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온라인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그는 또한 “한국은 과거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시절, 역사와 문화가 왜곡되는 경험을 겪었다”며 “이제는 한국이 국제 사회의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디지털 공간에서 한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산시키고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