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1승을 거둔 뒤 새로운 목표를 세우겠다.”(박찬호)
“요미우리에서의 아쉬움은 잊었다. 30홈런과 100타점에 도전하겠다.”(이승엽)
한국 야구를 상징하는 투·타의 간판, ‘코리안 특급’ 박찬호(38)와 ‘국민타자’ 이승엽(35)이 나란히 오릭스 유니폼을 입고 2011년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두 사람은 30일 오후 일본 오사카 임페리얼 호텔에서 무라야마 요시오 운영본부장 등 구단 관계자의 축하 속에 합동 입단식을 열고 ‘오릭스맨’으로서 새 출발하는 각오를 밝혔다.
오릭스가 올해 선보일 흰색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박찬호와 이승엽은 함께 주먹을 쥔 채 파이팅을 외치는 등 남다른 우애도 과시했다.
마이니치신문, 닛칸스포츠 등 일본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아시아인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박찬호는 “오릭스 유니폼을 입고 일본에서 야구를 한다는 것은 큰 모험이자 큰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선발 보직을 염두에 둔 듯 “선발의 임무는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이다. 사명감을 느낀다. 목표는 먼저 1승을 거둔 뒤 다시 세우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5년 만에 퍼시픽리그로 컴백한 이승엽은 최근 수년간 되풀이 된 부진을 떠 올리며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요미우리 시절에 대한 아쉬움은 잊었다. 이제는 오릭스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면서 “주전 1루수로서 30홈런과 100타점을 목표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하루 앞선 29일, 오릭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박찬호와 이승엽, 두 선수는 영웅이기 때문에 팀에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동료 선수들이 눈앞에 있는 경쟁을 넘어 두 선수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배웠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찬호와 이승엽은 입단식 후 오릭스 전지훈련 캠프가 차려진 오키나와 미야코지마로 이동해 선수단에 합류하고 2월 1일부터 동료들과 함께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한편 30일, 라쿠텐 홈구장인 K스타미야기 구장에서 열린 입단식에 참석한 김병현은 최근 호시노 센이치 감독의 “한신의 주전 마무리 후지카와 규지보다 김병현이 낫다”는 말에 화답이라도 하듯, “호시노 감독은 한국에서도 뜨거운 남자로 유명하다”면서 “나 역시 그렇게 불타는 의지를 가지고 시즌을 맞고 싶다”고 말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