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 동아일보DB
세계 최고의 공격수 ‘배구 여제’ 김연경(24)은 지루한 싸움을 계속해왔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지난 11일 국제배구연맹(이하 FIVB)은 "김연경의 소속 팀은 흥국생명이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달 7일 작성한 김연경과 흥국생명 간의 합의문에 따라 김연경이 자유계약 신분이 아닌, 흥국생명 소속임을 분명하게 정한 셈.
이에 대해 김연경이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요새 많은 사건들로 인해 잠이 잘 오질 않는다"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연경은 합의문에 대해 "합의서 내에 2년 뒤 다시 흥국생명에 돌아온다. 단, FIVB의 결정이 나면 그것을 따른다고 이야기가 돼 있었다. 그런데 이 합의서 자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런데 이 합의서가 FIVB로 보내졌다. FIVB는 그것을 본 뒤 '이거는 이 선수가 인정하고 있다'고 판단해 더 안 좋게 지금 판결이 난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합의문에 서명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터키에 보내주지 않는다는 얘기를 했다. 하지만 저는 일단 터키에 가서 연습을 해야 했다. 팀에서도 빨리 들어오라고 말했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을 밝혔다.
이어 "그런 상황이었는데, 터키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 합의서를 쓰고 가야 된다. 이게 꼭 마지막이다"는 설명을 듣고 가서명을 했다고 덧붙였다.
합의문이 제출된 상황에 대해서는 "완성품이 아니고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겠다는 약속이 있었기에 제가 (서명을)한 것이다. 그래서 그 약속을 믿고 있었다. 합의문도 유츌 하지 않기로 약속해 단, 한 장만 만들었다. 그런데 흥국생명이나 협회 쪽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합의서를 아마 제출한 것 같다"며 당혹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현재 김연경은 카타르 세계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ITC(이적 동의서)가 나오지 않으면 경기에 뛸 수 없다. 합의문이 없는 상황을 전제하고 다시 판결을 받기 위해 노력 하겠다"며 재심 요청을 할 것임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김연경은 "이제는 페네르바체도 저를 포기할지 모르겠다. 마음의 상처가 좀 많이 크다"며 "귀화나 이런 것은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저는 대한민국 사람이고 대한민국을 사랑한다. 대표팀이 부르면 그동안 열심히 뛰었는데, 배구 쪽에서 해 준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하니 좀 많이 슬프다"는 말로 씁쓸한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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