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이대호가 WBC 출전을 위해 다음주부터 일찌감치 모교 경남고에서 개인 훈련을 시작한다. 4일 일구상 시상식에 참석해 환하게 웃는 이대호.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1월13일 사이판행…김무관-박흥식 코치한테 과외
오릭스 이대호(30)의 숨은 장점은 정신적으로 성취욕이 강하고 독기가 있다는 데 있다. 외부환경이 어떻든 가지고 있는 기술력을 기복 없이 발휘할 수 있는 강한 ‘멘털’을 소유한 선수다. 이런 이대호가 다음주부터 모교 경남고를 찾는다. 일찌감치 훈련에 돌입하기 위해서다. 그 어느 때보다 훈련 스타트가 빠른 이유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13시즌을 위한 더 ‘큰 꿈’을 위해서다. 이대호는 부산에서 달리기를 많이 할 것이라고 했다. 캐치볼까지 해둬서 연말까지 몸을 만들 생각이다. 그 다음에 내년 1월 13일 약속의 땅 사이판으로 날아간다. “딸(효린 양) 돌잔치(1월 3일)만 아니었다면 더 일찍 갔을 것”이라고 할 정도로 의욕적이다. 그는 특히 “(이)승엽이 형이 대표팀에 와줘 의지가 된다”며 반겼다.
○이승엽, 김태균은 경쟁자 아니다
이대호를 잘 아는 롯데 사람들은 “이대호는 WBC에 나간다”고 장담한다. 국가대표에 애착을 갖고 있는 이대호의 성향을 알기 때문이다. 그 말대로 4일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일구회 시상식장에서 만난 이대호는 WBC를 향한 착실한 준비를 강조했다. 2월 1일 시작하는 오릭스 캠프 참가까지 늦출 각오다.
오릭스 이대호(윗줄 왼쪽)가 4일 열린 일구상 시상식에 참석해 LG 김기태 감독(아랫줄 오른쪽)과 손을 잡으며 인사하고 있다. 이대호는 WBC 참가를 위해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이대호 “WBC, 승엽형이 있어 큰 힘”
WBC 대표팀을 둘러싼 두 가지 걱정거리, 투수들의 잇단 부상과 1루 포지션의 중복에 관해서도 할말을 했다. “한국야구는 근성이 있다”는 말로 류현진(한화) 봉중근(LG) 김광현(SK) 등 대표팀 주력 좌완투수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더 이를 악물 것이라고 낙관했다. 또 이승엽(삼성) 김태균(한화)과의 미묘한 경쟁에 관해서도 오히려 “1루 수비에서 내가 진다. 나는 지명타자나 대타로 돕겠다”고 통 크게 웃어넘겼다. 더 나아가 이대호는 “승엽이 형과 태균이가 대표팀에 와줘서 의지가 된다. 형과 같이 야구를 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반겼다. 아울러 박병호(넥센)의 탈락에 관해선 “경험에서 밀린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2013시즌이 더 기대되는 이유
이대호는 내년 1월 사이판에 캠프를 차리는 롯데와 LG를 찾는다. “나를 가장 잘 아는” LG 김무관 타격코치와 롯데 박흥식 타격코치에게 레슨을 받을 생각이다. 이미 두 구단에 합동훈련에 관한 양해를 받아 놨다.
오릭스에서의 새 시즌 목표에 대해 이대호는 “100타점”을 말했다. “2012년은 신인이나 마찬가지라 적응이 필요했다. 그러나 2013시즌은 2년차다. 적응이 됐으니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 성적에 절대 만족 못한다”는 이대호는 이룰 것들이 많이 남아서 더 즐거운 표정이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