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스포츠동아DB
피겨강국 러시아 홈 어드밴티지 무시 못해
‘피겨 여왕’ 김연아(24·올댓스포츠·사진)의 올림픽 2연패 도전의 최대 적수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보다 러시아의 신예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가 급부상하고 있다.
리프니츠카야는 9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시즌 최고점(72.90)을 올리며 총 10명의 참가자 중 1위를 차지했다.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다 엉덩방아를 찐 아사다(64.07점)를 제쳤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긴장할 수도 있지만, 1만 관중의 열광적 응원 속에 흔들림 없는 경기를 펼쳤다.
리프니츠카야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시니어무대에 데뷔한 뒤 올 1월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러시아선수로는 8년 만에 우승하고 이날 올림픽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리프니츠카야는 피겨 부활을 꿈꾸는 러시아가 손꼽는 기대주다. 러시아는 그동안 동계올림픽 남녀피겨에서만 무려 46개의 메달을 딴 강국이다. 1964인스브루크대회부터 2006토리노대회까지 매번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2010밴쿠버대회에서 금메달에 실패했다. 그만큼 떠오르는 신예 리프니츠카야에게 더 열광적이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소치가 은퇴 무대다. 그러나 이제 16세인 리프니츠카야는 2018년 평창과 2022년 올림픽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나이다. 그만큼 홈 러시아에서 열리는 소치대회가 편안한 올림픽 데뷔전이 될 수 있다.
더욱이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9일 프랑스 스포츠전문지 레퀴프를 인용해 ‘러시아와 미국의 피겨 심판들이 손을 잡고 서로 금메달을 가져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실이 아니어도 리프니츠카야로선 홈어드밴티지를 충분히 누릴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서 USA투데이는 ‘리프니츠카야의 연기가 끝난 후 경기장을 뒤흔든 환호가 한국에까지 전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연아의 맞수로 리프니츠카야가 떠올랐다는 뉘앙스다. 흥미로운 점은 리프니츠카야의 쇼트프로그램 첫 구성요소가 김연아와 마찬가지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라는 점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