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감독. 스포츠동아DB
유재학 감독 “연습경기때도 20∼25% 한숨”
한국남자농구의 경기력은 세계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15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2014스페인농구월드컵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16년 만에 월드컵무대를 밟았지만, 5전패를 당하면서 다시 한 번 세계농구와의 격차를 실감했다.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외곽슛 하나만큼은 인정받았다. 1994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현 월드컵)에선 문경은(SK 감독)과 허재(KCC 감독)가 대회 3점슛 랭킹에서 나란히 1·3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시아무대에서 중국이 한국과 만날 때마다 가장 경계하는 부분도 외곽슛이었다.
그러나 이제 ‘옛날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한국남자농구는 몇 년째 슈터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대표팀도 그렇다. 무빙슛을 할 수 있는 슈터는 문태종(39·LG)과 조성민(31·kt)뿐이다. 대표팀 유재학(51·모비스) 감독은 “우리가 공격에서 내세울 것은 속공과 외곽슛인데, 확실하게 슛을 넣어줄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 연습경기 때도 20∼25%에 머물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4일 화성종합경기타운 내 체육관에서 열린 몽골과의 본선 1차전에서도 31개의 3점슛을 시도해 고작 9개만을 넣는 데 그쳤다. 성공률은 29%에 불과했다.
유 감독은 12명의 선수를 2개조로 나눠 양 코너, 45도, 골대 정면 등 3개 지점에서 의자를 앞에 두고 30개씩 슈팅을 성공시키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선수들의 슈팅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고육책이다. 오세근(27·상무) 외에는 확실하게 포스트업을 할 루트마저 없는 한국으로선 외곽슛이야말로 침체된 공격의 물꼬를 트는 동시에 12년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가는 열쇠인지 모른다.
이 같은 고민을 안은 채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요르단과 본선 2차전을 치른 한국은 98-69로 승리해 D조 1위로 8강 리그에 올랐다. 한국은 대만, 필리핀, 카자흐스탄과 H조에서 4강 진출을 다툰다.
인천|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