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t, 충분한 휴식 갖고 올라오는 양현종 더욱 경계
“또 우리 팀에 나오나?”
kt 조범현 감독은 지난달 30일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SK전을 앞두고, 짧은 탄식(?)을 했다. 계획적인 조 감독은 주말 수원 KIA전을 이미 머릿속에 넣고 있었는데 KIA 에이스 양현종(27)이 아무래도 kt전에 맞춰 등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kt가 2일까지 1승도 거두지 못한 팀이 둘 있는데 하나가 두산(7전 7패), 또 하나가 KIA(8전 8패)였다. 두산이야 강팀이라 그렇다 쳐도 중위권 이하 전력으로 분류된 KIA에 이 정도로 몰리는 것은 뜻밖이다. 이유는 KIA 에이스 양현종에게 철저하게 당한 탓이 컸다.
3일까지 양현종은 8승2패 방어율 1.63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데 이 중 2승을 kt 상대로 해냈다. 양현종은 kt전에 3경기 등판해 20이닝을 던지며 자책점이 오직 1점이다. kt전 방어율만 따지면 무려 0.45다. 양현종의 1점대 방어율에 kt가 톡톡히 제물이 된 셈이다.
20이닝 동안 삼진은 21개를 당했고, 홈런은 1개도 못 쳤다. 양현종은 수원kt위즈파크에서도 7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KIA 김기태 감독은 예상을 깨고 양현종을 3일 kt전 선발로 쓰지 않았다. 양현종이 6월 27일 두산전에 던졌고, 28일 조쉬 스틴슨이 선발로 나갔는데 오히려 스틴슨을 3일 kt전에 먼저 넣었다.
KIA 관계자는 “별다른 이유는 없다. 양현종이 ‘나갈 수 있다’고 의지를 보였으나 김 감독님이 배려 차원에서 무리를 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현종의 주말 kt전 등판은 확실한데 에이스를 아끼는 차원에서 휴식일을 더 준 것이다.
kt도 양현종을 깨지 못하면 KIA를 넘기 어려운 현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KIA 역시 5위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양현종이 등판하는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됨을 선수단 전체가 공감하고 있다. 양현종의 ‘kt 킬러’로서 면모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주목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