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성민. 스포츠동아DB
송승준 돌아오면 고원준과 이성민 5선발 경쟁!
롯데는 시즌 초반부터 선발 로테이션 구상이 어그러졌다. 군복무를 마친 고원준(26)이 첫 번째 등판부터 등에 담 증세를 호소하며 로테이션에서 빠졌고, 고원준의 복귀를 앞두고는 토종 에이스 송승준(36)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러나 롯데 로테이션은 문제없이 돌아가고 있다. 고원준 대신 처음 로테이션에 합류한 김원중(23)은 12일 잠실 LG전에서 3이닝 3실점하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다음 타자 이성민(26)이 17일 마산 NC전에서 5이닝 3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대체 선발’로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이제 15일 마산 NC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친 송승준의 자리를 메워야 할 차례. 다행히 부상을 털어낸 고원준이 돌아와 23일 사직 KIA전에 선발등판한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22일 사직 KIA전에 앞서 “송승준의 상태가 생각보다 좋다. 정상적으로 걸어 다니고 있고,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다. 다음주 후반이나 그 다음주 초반 복귀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승준이 돌아오면 대체 선발로 호투하고 있는 이성민의 보직은 어떻게 될까. 조 감독은 “(송)승준이가 돌아왔을 땐 (고)원준이나 (이)성민이가 경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고원준이지만, 선발 자리를 보장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성민이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잘 잡는다면, 어떻게 결과가 바뀔지 모른다.
제 아무리 주전이라 하더라도 자리를 쉽게 비워선 안 된다. 1925년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주전 1루수 윌리 핍이 두통으로 한 경기를 결장한 사이, 대신 출전한 루 게릭은 이후 14년 동안 2130연속 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성민은 22일 경기에서도 5이닝 6안타(1홈런) 1볼넷 4삼진 3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대체 선발로서 나선 2경기 모두 5이닝 3실점으로 선전했다. 경기 전 조 감독이 “대체 요원으로 던지는 투수인데 5이닝 3실점이면 잘해주는 것이다. 그 이상 기대해도 안 된다”고 말했는데, 기대에 정확히 부응했다.
2회초 브렛 필에게 맞은 솔로홈런을 제외하고 5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팀 타선의 화끈한 득점 지원으로 6-1로 앞선 6회초, 이성민은 김주찬에게 좌전안타, 필에게 3루수 앞 내야안타를 맞으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음 투수 정대현이 누상에 있는 주자들의 득점을 모두 허용하면서 실점이 3점으로 늘어났으나 승리 요건을 갖췄고, 팀이 7-5로 승리하며 2번째 선발승, 시즌 3승(1패)째를 거뒀다.
이성민 특유의 공격적인 피칭이 돋보였다. 최고 146㎞의 직구(33개)에 체인지업(29개)을 섞어 타이밍을 뺏었고, 날카로운 컷패스트볼(11개)과 커브(6개)까지 섞어 효과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투구수는 79개였다.
경기 후 이성민은 “아무래도 불펜에서 던지다 보니, 공 개수에 제한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맞혀 잡자는 생각으로 던졌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처음부터 5이닝만 잘 막자고 생각하고 들어갔고, 수비와 불펜의 도움으로 이길 수 있었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열심히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직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