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복귀 오리무중, 한화에 ‘플랜B’는 있나

입력 2016-06-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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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로저스. 스포츠동아DB

2016시즌 개막 전만 해도 한화의 전망은 장밋빛이었다. 프리에이전트(FA) 김태균(4년 84억원), 조인성(2년 10억원)을 잔류시킨 데 이어 정우람(4년 84억원), 심수창(4년 13억원)을 영입해 마운드를 강화했다. 그뿐 아니라 에스밀 로저스에게 역대 외국인선수 최고몸값인 190만달러를 안겨줬고, 타자 윌린 로사리오도 130만달러를 들여 데려왔다. 많은 돈을 썼다. 그러나 20일까지 한화의 순위는 공동 9위(26승38패1무)다.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로저스의 이탈이 치명적이다.

에이스 실종→선발진 붕괴

로저스는 지난해 10경기에서 75.2이닝을 소화하며 6승2패, 방어율 2.97의 성적을 거뒀고, 3번의 완봉승을 포함해 4차례의 완투승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올해도 당연히 1선발 후보였다. 그러나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도중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재활에만 매달렸고, 지난달 8일 수원 kt전에서 뒤늦게 시즌 첫 등판을 가졌다. 이 때만 해도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이 한층 안정되는가 싶었지만, 일장춘몽이었다. 로저스는 6경기에서 1완투승 포함 2승3패, 방어율 4.30의 성적만 남기고 또 다시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4일 대구 삼성전에서 2.1이닝(4실점 3자책점)만 소화하고 자진 강판한 뒤 자취를 감췄다.

로저스의 복귀시기에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한화 선발진은 21일까지 최근 6경기에서 방어율 8.31(17.1이닝 16자책점)로 무너졌고, 팀도 2승4패를 기록했다. 그러다 보니 17일 청주 넥센전에서 84구를 던진 장민재가 하루만 쉬고 19일에도 등판(42구)하는 비상식적 투수운용이 이어졌다. 로저스가 6일 엔트리에서 말소된 직후에는 선발로테이션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피로가 쌓이다 보니 4~5월의 실패를 답습하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21일 마산 NC전에서 송은범이 6.1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나쁜 흐름을 끊어낸 게 다행이었다. 이전 5경기에서 한화 선발진의 방어율은 무려 11.45(11이닝 14자책점)였고, 평균 소화이닝은 2.2이닝에 불과했다.

‘아픈 건 맞지만…’ 로저스의 이해불가 행보

로저스는 1군 말소 3일 뒤인 9일 KIA-한화전에 앞서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모습을 드러냈다. 반바지와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전동 자전거를 타고 복도를 활보했다. KIA 헥터 노에시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재활 중이라면 신중하게 행동해야 했다. 팬들과 타 구단 선수들이 ‘정말 아픈 게 맞나?’라는 생각을 할만했다. 12일 대전 LG전에서는 그라운드로 달려 나와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친 양성우에게 물세례를 퍼붓기도 했다. 당시 로저스는 한화 유니폼 또는 트레이닝복이 아닌 청바지 차림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라 딱히 제재할 방법은 없지만, 경솔한 행동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한 야구관계자는 “(로저스가) 행동에 더 조심했어야 한다.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이라며 아쉬워했다.

복귀시기도 오리무중이다. 한화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로저스는 지금 공도 만지지 않고 있다”며 “언제 복귀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가벼운 통증이 아니다”고 귀띔했다. 역대 외국인 최고몸값을 받는 선수가 단 6경기에만 등판하고 자취를 감췄다. 오매불망 로저스만 기다리다 일찌감치 시즌을 접어야 할 처지다. 교체 카드 등 ‘플랜B’가 없어 ‘다년 계약을 한 게 아니냐’는 억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한 관계자는 “단언컨대 (다년계약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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