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감독 “큰 물에서…세계적 명장들과 대결”

입력 2016-06-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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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쑤 쑤닝(중국) 지휘봉을 잡게 된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안산무궁화와의 FA컵 16강전에서 첫 골을 터트린 윤주태를 안으며 미소 짓고 있다. 이날 경기는 최 감독의 고별전이었다. 상암|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최용수 감독, ‘중국 슈퍼리그 장쑤행’ 결심 이유는


장쑤구단 파격제안·비전에 맘 바꿔
무책임하다 비난엔 “부담 없어졌다”


FC서울 최용수(43)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1부리그) 장쑤 쑤닝으로 떠난다. 최 감독은 다음달 1일부터 장쑤의 지휘봉을 잡는다.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안산무궁화와의 ‘2016 KEB하나은행 FA컵’ 16강전 홈경기는 최 감독의 고별전이었다. 최 감독은 “도전을 결심했다. 시즌 도중에 떠난다는 비난이 존재하는 것도 알지만, 중국 무대에서 세계적 명장들과의 대결을 통해 한 번 더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대륙에서 실력을 쌓아 다시 한국축구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쑤의 좋은 조건과 비전 제시에 도전 결심

최용수 감독은 지난해부터 장쑤의 러브콜을 받았다. 지난해 7월 최 감독이 최종적으로 거절의사를 밝혔지만 올해는 달랐다. 최 감독은 장쑤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구체적 계약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보다도 월등하게 나은 조건을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감독의 측근은 “장쑤 구단의 운영주체는 지난해와 다르다. 지난해 겨울 운영주체가 바뀌면서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최 감독에게 제시한 조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와는 비교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2년 6개월의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고, 좋은 성적을 낸다면 100억원에 육박하는 거액을 거머쥘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는 감독들도 만지기 힘든 금액이다. 파격적 제안이었던 만큼 최 감독도 뿌리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최 감독은 “언젠가 한 번은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었다. 마침 기회가 찾아왔다. 장쑤 구단이 장기적 비전을 갖고 구단을 운영하는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그렇다고 성적을 아예 무시할 순 없겠지만, 팀이 보유한 세계적 선수들과의 호흡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난 감수한 결정

최용수 감독은 1년 전 장쑤의 제안을 받은 뒤에는 고민을 거듭하다 서울에 남기로 결정했다. 당시 최 감독은 “축구인생 30년 동안 돈을 쫓지 않았다. 팬들과 선수들과의 신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다시 말해 ‘돈보다는 의리를 택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1년 만에 생각이 바뀐 것이다. 게다가 시기도 좋지 않다. 서울은 올해 데얀, 유현 등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K리그 클래식(1부리그)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직 결과물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팀의 수장이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했다. 1년 만에 자신의 말을 뒤집었고, 중요한 시기에 서울을 떠나는 만큼 ‘무책임하지 않느냐’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최 감독은 “나의 결정을 비난하는 시각도 존중한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하면 현재는 팀의 상황이 훨씬 좋다. 지난해는 팀 성적이 좋지 못했다. 올해는 팀이 괜찮은 분위기라 (결정에) 부담이 없어졌다. 좋은 지도자인 황(선홍) 감독님이 와서 나보다 더 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 가면 백지상태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이미 중국에 진출한 선배 감독들로부터 조언을 들을 계획이다. 가서 제대로 맞붙어보겠다”고 덧붙였다.

상암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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