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이강철·400호 이가와, 600홈런 이승엽의 위대한 여정

입력 2016-08-24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성 이승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이승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이승엽(40)은 기록달성이 눈앞인 한·일 통산 600홈런에 대해 평소 성품대로 “공식 기록이 아니다”, “개인 기록보다는 팀 성적이 훨씬 중요하다”며 자신을 낮춘다. 그러나 이승엽의 600홈런은 한국 야구팬들에게는 매우 뜻 깊은 선물이다. 또 1995년부터 시작된 그 도전은 위대한 여정이다.

이승엽이 기록한 프로통산 1호 홈런부터 그 일지를 들여다보면, 의미 있는 순간 상대 팀 에이스 혹은 가장 까다로운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터트렸다.

첫 번째 홈런은 1995년 5월 2일 광주 무등구장 해태전에서 나왔다. 상대 투수는 이강철(현 넥센 수석코치). 1989년부터 매 시즌 10승 이상을 기록하던 리그 정상급 투수를 상대로 이승엽은 6회 113㎞ 커브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100호 홈런은 5시즌 만인 1999년 달성됐다. 그 해 이승엽은 시즌 54호 홈런을 치며 장종훈(현 롯데 코치)의 1991년 42개 홈런을 뛰어넘으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100호 홈런은 5월 5일 어린이날 홈 대구구장에서 터졌다. 상대 팀은 최고의 라이벌이던 현대였고, 투수는 정명원( 현 kt 투수코치)이었다. 정명원은 그 해 9승7패19세이브 방어율 1.75를 기록했던 최고의 투수였다. 100호 홈런은 정명원이 자랑했던 리그 최고의 포크볼을 때려 달성됐다.

200호 홈런은 2001년 6월 21일 터졌다. 대구 한화전, 상대 투수는 최고의 좌타자 킬러로 꼽혔던 김정수(KIA 코치)다. 300호 홈런은 이승엽이 당시 아시아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던 2003년이었다. 6월 22일 대구 SK전에서 김원형(현 SK 투수코치)을 상대로 홈런을 터트렸다.

삼성 이승엽. 동아일보DB

삼성 이승엽. 동아일보DB


2003시즌을 끝으로 일본에 진출한 이승엽은 2006년 요미우리 소속으로 한·일 통산 400호 홈런을 기록했다. 당시 일본 언론은 ‘이승엽이 알렉스 로드리게스, 오사다하루(왕정치)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20대 400홈런 주인공이 됐다’며 대서특필했다. 이승엽은 그 해 7월 29일 주니치전에서 시즌 31호 홈런을 친후 8월 1일 홈구장 도쿄돔에서 열린 한신과 라이벌전에서 상대 좌완 에이스 이가와 게이를 상대로 1회말 좌월 2점 홈런을 터트리며 40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이승엽은 이날 9회말 다시 완투를 노렸던 이가와 게이에게 끝내기 2점 홈런을 때려 더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500호 홈런까지는 6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2012년 KBO리그로 돌아온 이승엽은 7월 20일 목동 넥센전에서 밴 헤켄을 상대로 500홈런을 때렸다.

이제 600호 홈런이 남았다. 23일 경기 전까지 단 2개가 남았다. 이승엽이 써내려가고 있는 홈런 역사가 몇 호에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구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