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어도 좋아’ 두산이 원정에서 KS 우승을 만끽하던 날

입력 2016-11-02 21:5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마산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마산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다소 낯설었지만, 우승의 감격만큼은 그대로였다.

두산이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NC를 꺾고 통산 5번째 KS 우승을 차지한 2일의 가을밤.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두산 선수단은 3루 덕아웃에서 일제히 뛰어나와 감격의 순간을 함께 했다. 그런데 두산이 이날 우승 세리머니를 만끽한 곳은 어딘가 ‘낯설음’이 존재했다. 이유는 하나. 이날 장소는 그간 KS 우승 트로피를 들던 잠실 홈구장이 아닌 원정 마산구장이었기 때문이다.

두산은 1982년 KBO리그 원년을 시작으로 1995년, 2001년, 그리고 지난해까지 총 4번의 KS 우승을 모두 홈구장에서 일궈냈다. 전신 OB 시절이던 1982년엔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동대문구장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고, 1995년 가을엔 장소를 옮겨 잠실 홈구장에서 우승 헹가래를 쳤다.

1995년 우승 당시 두산.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1995년 우승 당시 두산.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팀 이름을 두산으로 바꾼 뒤에도 KS 우승 장소는 언제나 잠실이었다. 2001년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KS 우승을 차지한 두산의 ‘첫 번째 기적’과 지난해 같은 과정으로 V4를 달성한 ‘두 번째 기적’ 역시 홈팬들과 함께였다.

두산의 첫 원정 우승은 구단 관계자들에게도 낯설게 다가온 모습이었다. 구단 측은 4차전에서 우승이 확정될 수 있는 상황이 오자 우승 기념 티셔츠와 플래카드 등을 미리 공수했다. 지난 4차례의 우승에는 필요치 않았던 준비였다.

두산 구단주이자 평소 ‘야구광’으로 알려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우승의 순간을 함께 했다. 박 회장은 이날 경기 시작시간에 맞춰 마산구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구단의 KS 2연패와 통합우승을 끝까지 지켜봤다. 친동생인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도 응원전에 동참했다. 비록 장소는 달라도 두산 선수단과 관계자들의 표정은 벅찬 감격으로 가득 찼다.

마산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