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가고시마 유망주캠프에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89년생 동기인 포수 김민식, 내야수 최정민, 외야수 한동민, 투수 문승원(왼쪽부터). 사진제공 | SK와이번스
이후 의도적으로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도 그 작업은 한창 진행 중이다. SK의 가고시마 유망주캠프엔 총 5명의 1989년생 선수들이 있다. 올해 1군에서 백업멤버로 존재감을 보여준 포수 김민식과 내야수 최정민, 그리고 선발로 가능성을 보인 투수 문승원에 상무에서 전역한 외야수 한동민이 있다. 여기에 2014년 육성선수로 입단해 올해 2군에서 두각을 드러낸 외야수 조용호까지, 89년생 동기 5명은 ‘차기 대세’를 꿈꾸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5명 모두 대졸로 문승원(1라운드·고려대) 김민식(2라운드·원광대) 최정민(5라운드·동아대) 한동민(9라운드·경성대)은 2012년 신인드래프트 입단 동기다. 조용호(단국대)는 드래프트 미지명의 아픔을 딛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새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야 하는 ‘경쟁자’ 입장이지만, ‘동기’만큼 든든한 동료도 없다. 군입대 전 동기들 중 가장 많은 1군 경험을 한 한동민은 “대학을 졸업하고 2012년에 SK에 입단한 89년생 동기들이 많았다. 신인 때부터 다같이 열심히 해왔는데 올 시즌에 친구들 모두 소기의 성과를 이룬 것 같아 뿌듯하다. 계속 다같이 성장해 나가면서 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김민식과 최정민은 마산중~마산고 동기동창에 2013년 함께 상무에 입대한 ‘절친’이다. 최정민은 “민식이랑은 어릴 때부터 쭉 같이 야구를 하고 있고, 동민이도 고교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며 “아무래도 동기들이 많아 힘들 때 서로 격려하며 위로가 돼주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한테 하기 어려운 말도 선뜻 터놓고 할 수 있어 좋다. 신인 때부터 같이 해온 만큼, 서로 장점도 배우고 경쟁도 하니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김민식은 1군 경험과 함께 어느덧 달라진 위치가 실감이 나지 않는 듯했다. 그는 “캠프에 오면 우리가 항상 막내였는데 이번 캠프에선 중고참이더라. 다들 군대도 다녀왔고, 이렇게 함께 야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행복하고 든든하다”고 밝혔다.
문승원과 조용호는 서울 지역 라이벌이었다. 문승원은 가동초-배명중-배명고, 조용호는 성동초-잠신중-야탑고를 나왔다. 최근 SK 대표로 대만 윈터리그에 차출된 조용호는 “승원이와는 어릴 때부터 항상 라이벌학교에서 경기를 했다. 다른 동기들도 대학 때 많이 경기를 해 프로에 오기 전부터 친했다. 모두 마음씨가 착한 친구들인데 동기들이 팀 주축이 돼 SK가 더욱 강한 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미소지었다.
문승원은 “어릴 때 알던 친구들을 프로에서 만났는데 동갑이다보니 다들 금세 친해졌다. 훈련 이후에 숙소에서 서로 조언도 해주고 고민상담도 해주곤 한다. 휴식일에도 밖에서 밥도 같이 사먹으며 서로 ‘힐링’을 하는 사이”라며 동기들을 치켜세웠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