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술. 스포츠동아DB
● 재기를 장담할 수 없었던 부진
김태술은 2014~2015시즌, 2015~2016시즌 KCC에서 뛰었다. 2014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GC를 떠나 KCC에 입단할 때만 해도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두 시즌은 온통 실망뿐이었다. 특히 2015~2016시즌에는 평균 4.52점·3.7어시스트로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오리온과의 챔피언 결정전에선 5경기 동안 평균 0.6점에 그치며 주축 멤버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중학교 시절보다도 농구를 못하는 것 같다”고 자책했다.
올 6월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김태술은 재기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지난 두 시즌 동안 잃었던 감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올 시즌 개막 이전까지만 해도 그는 “패스할 길이 눈으로는 보이는데, 볼이 잘 안나간다”며 걱정했다.
결과적으로 기우에 그쳤다. 김태술은 1라운드 9경기에서 평균 11.2점·5.9어시스트·1.4스틸을 올리며 부활을 알렸다. 특히 4일 전자랜드와의 홈경기에선 74-75로 뒤진 종료 직전 절묘한 패스로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골밑슛을 도우며 ‘역시 김태술’이란 찬사를 받았다. 김태술은 “작년 이맘때를 생각하면 이렇게 라운드 MVP를 받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도 못했다. ‘김태술은 재기가 어렵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다. 나에게는 정말 기적 같은 일이다. 다시 신뢰를 얻고 농구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웃었다.
● 부활은 이제 시작일 뿐!
김태술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은 1라운드를 7승2패의 호성적으로 마쳤다. 아직 시즌은 길다.
남은 일정에서도 1라운드의 페이스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1라운드에서 김태술의 경기력이 100% 발휘된 것이 아니라는 점은 삼성에 고무적이다. 김태술은 “경기를 뛸수록 경기력이 점점 나아질 것 같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1라운드 막바지 라틀리프와 (마이클)크레익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 공격이 골밑으로만 집중된다는 것을 이제는 상대팀들도 다 안다. (김)준일이나 (임)동섭이를 잘 활용해 득점 분포를 고르게 가져갈 수 있도록 내가 잘 조율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