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범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빅매치답게 경기는 시종 팽팽하게 진행됐다. LG 차우찬과 KIA 김진우가 똑같이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 물러난 뒤 불펜싸움으로 접어들었다.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결국 연장 승부로 치달았다.
승부는 11회말에 갈라졌다. 선두타자 안치홍이 10회부터 등판해 호투를 이어가던 LG 마무리투수 신정락을 상대로 우월 3루타를 치고 나갔다. 끝내기 홈런이 나오는가 했으나 타구는 펜스 상단을 때렸고 안치홍은 3루까지 내달리면서 절호의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타석에 이날의 영웅 이범호가 등장했다. 이범호는 1-2로 끌려가던 6회말 차우찬을 상대로 우월 솔로홈런(시즌 2호)을 날리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바 있다. 그리고 다시 마지막 해결사로 나섰다. 파울 2개를 치며 볼카운트 2B-2S로 몰렸지만 신정락의 5구째를 통타해 우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LG 외야수들도 타구가 날아가는 순간 일찌감치 포기를 할 만큼 코스도 절묘했다. 안치홍이 홈으로 달려드는 순간, 덕아웃의 KIA 타자들도 모두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와 혈전을 끝낸 기쁨을 만끽했다.
끝내기 안타는 올 시즌 8번째이자 통산 995호. 이범호 개인적으로는 통산 4번째 끝내기 안타의 짜릿한 순간이었다. 이범호로서는 최근의 끝내기 안타도 지난해 6월29일 광주구장에서 LG를 상대로 기록한 것이어서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범호는 경기 후 “상대 내야수들이 앞으로 당겨 맞히자는 생각으로 쳤는데 타구가 운 좋게 멀리 갔다. 사실 끝내기안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안)치홍이가 3루까지 갔기 때문에 나에게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일찍 야구장에 나와 작년 타격 영상을 본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며 기뻐했다.
광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