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이 종착역을 향해가고 있는 가운데 선수들의 연봉협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14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두산 선수들의 인상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두산 마무리 이현승(위)과 포수 양의지가 부둥켜안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김광현·양현종 등 예비FA도 인상 유력
잠잠해진 스토브리그, 이젠 ‘연봉전쟁’이다.
올 겨울 초입에도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은 뜨거웠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인 김현수(27)와 오재원(30) 등 두산 출신 선수들의 협상이 남아있지만, 계약 총액 723억2000만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제 연봉협상이 남았다.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은 구단의 따스한 선물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몇몇은 지난한 줄다리기를 이어갈 수도 있다.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탈환한 두산 선수들은 대거 인상이 불가피하다. ‘우승 프리미엄’을 단단히 기대하는 눈치다. 안방마님 양의지와 유격수 김재호, 외야수 민병헌과 정수빈, 좌완 선발 유희관, 마무리 이현승 등이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올 시즌 나란히 2억원을 받은 양의지와 유희관은 개인 성적이 두드러진다. 양의지는 타율 0.326에 20홈런 93타점을 올리며 2년 연속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유희관도 18승5패, 방어율 3.94에 다승 부문 2위를 차지했다. 풀타임 활약을 펼친 민병헌과 김재호는 각각 올해 연봉 1억6700만원과 2억8000만원에서 수직 인상이 전망된다. 이현승(1억5500만원)과 정수빈(2억2000만원)도 그렇다. 내야수 허경민(9800만원)은 첫 억대연봉 진입을 눈앞에 뒀고, 함덕주 허준혁 이현호 진야곱(이상 투수) 등도 모두 인상요인을 갖췄다.
내년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의 ‘예비 FA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FA로 타 구단 이적시 ‘보험’ 같은 보상금이 걸려 있어 구단들로서도 인상해줄 필요성이 있다. 김광현(SK), 양현종(KIA), 차우찬(삼성·이상 투수)과 외야수 최형우(삼성), 내야수 황재균(롯데) 등이 주인공들이다. 올해 6억원을 받은 김광현과 최형우의 인상폭이 궁금하다. 올해 커리어하이를 찍은 황재균과 차우찬도 각각 3억1000만원과 3억원에서 대폭 인상이 유력하다.
선수와 구단의 의견차는 매년 되풀이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유독 LG가 골머리를 앓았다. 팀 내 주축투수인 봉중근, 류제국, 우규민이 모두 1월말에야 재계약에 합의했다. 그러나 구단과 선수들 모두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번에도 누군가는 이와 같은 피곤한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