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성근 감독(오른쪽)이 15일 고치 스프링캠프 출발에 앞서 인천공항에 모습을 나타내자 새 주장으로 선임된 정근우(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기념촬영을 위해 선수단 쪽으로 안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주장 정근우 “선수들 하나 되는 계기 됐으면”
“내가 감독 맡으면서 선수 추천받고 주장 정한 건 처음이야.”
2016시즌 한화 주장은 정근우(34)다. 8일에 김태균(34)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넘겨받았다. 그런데 정근우가 주장으로 선임된 배경이 조금 특별하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이전까지 직접 주장을 낙점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 시즌 주장이었던 김태균의 추천을 받았다. 김태균은 “올해도 주장을 맡겠느냐”는 김 감독의 질문에 정근우를 추천했고, 김 감독이 이를 받아들였다.
김 감독은 15일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로 떠나기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김태균이 지난해 주장 역할을 잘했다. ‘올해도 계속 (주장을)하겠냐’고 물어봤더니 ‘편하게 하고 싶다’면서 정근우를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가 감독 맡으면서 선수 추천받고 주장을 결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껄껄 웃으며 “정근우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힘이 모여야 한다. 그래야 싸울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한화 새 주장으로 선임된 정근우가 15일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 출발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손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정근우는 2013년 SK에서 주장을 맡은 적이 있다. 지난해 ‘2015 WSB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대표팀에서도 주장 완장을 찼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훌륭히 해냈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쾌활한 성격과 특유의 입담으로 어디서든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성적도 흠잡을 데가 없다. 프리에이전트(FA) 계약 첫해인 2014년 125경기에서 타율 0.295 6홈런 44타점 32도루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126경기 타율 0.316 12홈런 66타점 21도루의 성적을 거뒀다. KBO리그 최초 10년 연속 20도루의 위업도 달성했다. 성적과 리더십까지 ‘캡틴의 자격’은 다 갖췄다.
정근우는 출국에 앞서 “선수들이 같이 힘들어하고, 즐기고,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어린 선수들이 많지만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할 것으로 믿는다. 선수들이 선배들 눈치 안 보고 재미있게 훈련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인천국제공항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