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외국인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일리야 페트코비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64)이 한국 생활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09 K-리그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K-리그에 첫 발을 내딛게 된 소감을 밝혔다.
지휘봉을 잡은 뒤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페트코비치 감독은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세르비아대표팀을 본선에 올려놓은 주인공으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세르비아를 비롯해 스위스, 일본 등 세계 각지의 프로팀들을 지휘한 적이 있는 페트코비치 감독은 "외국 생활을 많이 해서 인천의 감독을 하면서 외국인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한국 생활에 만족했다.
지난 2003년 인천은 창단 첫 사령탑으로 독일 출신 ´명장´ 베르너 로란트 감독에 지휘봉을 맡겼다. 하지만 인천은 로란트 감독의 지휘 하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다.
이로 인해 외국인 지도자에 대한 우려가 있던 인천은 페트코비치 감독 선임에 신중을 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팀이 창단할 때 로란트 감독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이 내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재 국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포항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42),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57), 알툴 베르날데스 제주 감독(56) 등 외국인 감독들은 각자의 지도철학을 팀에 반영해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밝힌 페트코비치 감독은 취임식 이후 팀의 동계훈련에 매진해 선수들이 유럽축구의 ´강인함´을 배우도록 했다.
올 시즌 인천은 K-리그 최다골기록(115골)을 쓰고 있는 우성용(36)을 울산에서 영입했고, 포항의 이성재(22)와 대전의 김민수(25)를 영입해 공격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13골을 몰아치며 팀 공격을 주도했던 간판 골잡이가 라돈치치(26)가 성남일화로 적을 옮긴 뒤 공격력에서 전력누수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라돈치치가 팀을 떠난 것을 마음에 두고 있지 않다"며 "선수이적은 당연한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전력으로 팀을 꾸려 나가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라돈치치가 떠났다고 해도 인천에는 훌륭한 선수가 있다"며 확신에 찬 모습을 보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