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자골프의 높아진 벽에 미 LPGA 출신들이 간담을 쓸어내렸다.
미국 LPGA 투어 생활을 마치고 국내 복귀를 선언한 홍진주(26·SK에너지)와 임성아(25), 조령아(25)는 27일 전남 무안 무안골프장 동·남코스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0년 시드선발전에 나섰다.
LPGA 출신이지만 국내 투어로 복귀하기 위해선 시드전을 통과해야 한다.
2006년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듬해 LPGA 투어에 진출해 3년 간 활약해온 홍진주는 마지막 4라운드에서 2오버파 72타를 쳐, 최종합계 4언더파 286타로 10위에 올라 내년 KLPGA 투어 풀시드를 받았다.
그러나 선발전이 끝나기 전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홍진주는 1라운드에서 이븐파 73타로 70위에 그쳐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2라운드에서도 1타 밖에 줄이지 못해 38위에 머물렀다. 순위를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안심하기엔 부족한 성적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홍진주는 뒤늦게 시동을 걸었다.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면서 공동 8위까지 뛰어올라 안정권에 들었다. 겨우 LPGA 출신의 자존심을 세웠다.
2006년 플로리다스 내추럴 채리티챔피언십 우승자 출신의 임성아는 합계 2언더파 288타를 쳐 25위로 풀시드를 손에 넣는 데 성공했다.
반면 조령아는 높아진 국내 투어의 벽에 눈물을 흘렸다. 최종합계 8오버파 298타로 120위에 그쳤다.
드림투어 출신의 강진주(19)는 최종합계 9언더파 281타로 수석 통과했고, 이수지(18)는 2위(8언더파 282타)로 내년 정규 투어 시드를 받았다.
이번 선발전에는 무려 340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50위 이내에 들어야 내년 시즌 풀시드를 받을 수 있고, 그 이하는 성적에 따라 대회 출전여부가 결정되는 대기자 신분이 된다. 경쟁률로 따지면 7대1이나 된다.
정규투어에서 예선을 통과하는 것보다 시드전을 통과하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법하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