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2010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미디어데이에 참가 한 각 구단 감독들과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화용 기자
18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0 K리그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각 팀 감독들은 ‘올 시즌 어느 팀이 우승하겠느냐’는 공동 질문을 받고 망설임이 거의 없었다. 홍콩 구정컵 참가로 불참한 포항 레모스 감독을 제외한 14명 감독 중 절반인 7명이 울산과 수원을 지목했다.
‘디펜딩 챔프’ 전북 최강희 감독과 준우승팀 성남 신태용 감독은 “울산과 서울, 수원은 정상권에서 언제든 싸울 수 있는 강호들”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유는 대구 이영진 감독이 뼈 있는 한 마디로 대신했다. “프로는 투자에 비례하는 법이다.”
본의 아니게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힌 양 팀. 과연 속내는 어떨까.
울산 김호곤 감독은 “모두가 우승할 수 있다”고 예봉을 피했고, 수원 차범근 감독은 “전북과 울산, 서울, 포항이 유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차 감독은 ‘왜 수원을 (우승권에서) 빼느냐’는 질문이 또 나오자 “제 입으로 우리 팀을 거론하기는 좀…”이라며 멋쩍어 했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었다. 전북과 서울이 그 중심이었다.
한 자릿수 진입을 1차 목표로 설정한 대전 왕선재 감독과 광주 이강조 감독, 올 시즌 만만찮은 선수 보강으로 6강 진출을 약속한 제주 박경훈 감독은 “울산, 수원 외에도 전북과 서울이 강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세뇰 귀네슈 전 감독 대신 서울 지휘봉을 잡은 빙가다 감독은 “다른 팀 정보들을 DVD로 열심히 봤는데, 전북과 포항이 강해 보인다. 우리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우승권에 들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말했다.
재미있는 갈등 구도를 선보인 이들도 있었다.
전남 박항서 감독이 “뭔가 항상 2% 부족해 보이는 팀이 바로 우리와 부산”이라고 선 공격을 하자 부산 황선홍 감독은 “박 감독님 생각과는 달리 우린 해볼 것 같다”고 응수했다. 한 때 서울을 이끌었던 경남 조광래 감독은 자신들을 유력한 우승권 다크호스로 지목하는 한편, “올해는 10년 동안 우승을 못한 서울이 한 번 해보라”는 덕담을 건넸다. 인천 페트코비치 감독은 “만일 우승 팀을 맞출 수 있다면 차라리 축구 감독을 그만두고 전문 도박꾼으로 나서겠다”고 재치 있게 말해 주위를 웃겼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