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베컴. 스포츠동아DB
경기 시작 전 장내 아나운서가 상대 선수를 소개하며 베컴을 외치자 맨유 팬들은 열화와 같은 환호성을 보냈다.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그가 후반 2분 몸을 풀러 나왔을 때도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후반 18분, 드디어 그가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맨유 팬들 모두 기립해 “이 세상에 데이비드 베컴은 오직 하나”라는 가사가 담긴 노래를 부르며 귀환을 환영했다. 7년 전 그를 레알 마드리드로 보냈던 퍼거슨에게 항의라도 하듯 ‘퍼거슨, 그와 계약하라(Fergie sign him up)’는 구호도 여러 차례 외쳤다. 이 구호는 맨시티 팬들이 테베스를 응원하기 위해 맨유를 조롱하면서 외치는 구호지만 이날만큼은 맨유 팬들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후반 30분 베컴의 강력한 중거리 슛을 반 데 사르가 겨우 막아냈을 때도, 추가시간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멋진 크로스가 나왔을 때도 맨유 팬들은 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베컴 역시 경기가 끝난 후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면서 모든 팬들에게 박수를 치며 성원에 화답했다. 라커룸으로 돌아갈 때는 맨유 팬에게서 스카프를 받아 목에 두르며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경기 후 맨유TV와의 인터뷰에서 베컴은 “올드 트래포드에 돌아와서 기쁘고 팬들의 환영이 감사하지만 결과는 물론 실망스럽다. 선수로서 언제나 경기장에서 뛰고 싶고 언제나 이기고 싶다”며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베컴은 “이렇게 큰 경기에서 네 골을 터트렸다. 맨유는 역시 강팀이다. 두 골을 터트린 웨인 루니 역시 세계적인 선수다”며 친정팀을 치켜세웠다.
맨체스터(영국) | 전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