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포수 박경완. [스포츠동아 DB]
김성근·김경문이 보는 SK 안방마님의 힘
탁월한 리드-블로킹 통해 신뢰 팍팍공 맞아도 아픈 티 안내 투수 기살려
야신 “경완이 마스크 쓸땐 사인 안내”
SK 김성근 감독은 칭찬에 인색하다. 그러나 팀의 안방마님 박경완(38)에 대해서만큼은 “선발도 없고 불펜도 없는 상황에서 SK가 이기는데 (도움이)컸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3경기에서 방망이도 잘 쳤다”고 한 마디 보탰다. 두산 김경문 감독도 “박경완은 투수가 안심하고 던질 수 있는 좋은 캐처”라며 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K 연승 원동력은 박경완
박경완은 프로야구 현역선수 중 가장 오래된 포수다. 1990년 입단해 올해로 21년차. 지난해 6월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9개월간 재활에만 매달려 올 시즌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개막 2연전을 포함해 3경기에서 고효준, 송은범 등 아직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투수들을 효과적으로 리드했고, 중요한 순간에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2일 문학 두산전에서는 주춤했지만 SK의 연승을 이끌어온 게 박경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김경문 감독 “후배들에게 믿음 주는 캐처”
김성근 감독도 박경완이 포수마스크를 썼을 때만큼은 벤치에서 사인을 보내지 않는다. 그에 대한 두터운 믿음이다. 김경문 감독 역시 “박경완 같은 베테랑 선수가 앉으면 투수들은 ‘저 선배만 믿고 던지면 된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SK로서는 큰 힘”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경완은 오랜 시간 포수를 하면서 많은 타자들을 상대했고 누구보다 각 선수들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있다. 타 구단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알기 때문에 효과적인 리드를 할 수 있다”고 장점을 꼽았다. 이뿐만 아니다. 김 감독은 “포수는 블로킹을 하면서 투수들의 볼에 자주 맞는데 박경완은 공에 맞아도 아프다는 티를 내지 않는다. 아픈 티를 내면 투수들은 원바운드볼(유인구)를 못 던지고 그럼 타자와의 싸움에서 진다. 그런 의미에서 박경완은 정말 좋은 포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새 안방마님 양의지 “투수 리드할 줄 아는 포수”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올해 두산 안방자리에 지난해 주전이었던 최승환과 용덕한을 과감히 내리고 올해 경찰#에서 복귀한 양의지를 앉혔다. 양의지는 2007년 1군에서 3경기 나간 게 전부일 정도로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지금까지 깜짝 기용의 결과는 성공이지만 아직 시즌은 130여 경기가 남은 상태. 그러나 김 감독은 “양의지는 아직 지켜봐야하지만 투수들에게 볼을 어디로 던져달라고 주문할 정도로 이끌 줄 안다”며 굳은 믿음을 보였다. 그리고 “팀에는 박경완처럼 투수를 이끌 줄 줄 아는 강한 포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학|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