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삼성-한화전 2회말,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졌다. 무사 1·3루서 한화 신경현이 친 타구가 2루로 슬라이딩해 들어가던 1루주자 송광민의 발에 맞고 굴절돼 함께 달려들어가던 삼성 2루수 신명철의 왼쪽 옆을 지나 외야로 빠졌다. 3루주자 정원석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그러나 원현식 주심은 한화의 득점을 인정치 않고 곧바로 정원석의 3루 복귀와 송광민의 아웃을 선언했다. 또 타자주자 신경현은 내야안타를 친 걸로 간주돼 1루로 출루했다. 즉, 상황은 득점 없이 1사 1·3루로 정리됐다.
‘타구에 주자가 맞는’ 희한한 장면이 펼쳐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야구규칙은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물론 원 주심도 야구규칙에 따라 판정을 내렸다.
야구규칙 ‘7.08 주자아웃’ f항은 ‘주자가 페어지역에서 내야수(투수 포함)에 닿지 않았거나 내야수(투수 제외)를 통과하지 않은 페어 볼에 닿았을 경우. 이 때 볼 데드가 되고 타자가 주자가 됨에 따라 진루가 허용된 주자 외에는 어느 주자도 득점하거나 진루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이 조항에 따라붙은 [주1]에는 ‘타자가 친 페어 볼이 야수가 처리하기 전에 주자에 닿았을 때 주자가 수비를 방해하려고 일부러 타구에 닿았거나 주루하다가 불가피하게 닿았거나 상관없이 주자는 아웃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에 덧붙여 하나 더. 이날 경기기록을 담당한 이종훈 한국야구위원회(KBO) 기록위원은 “타자에게 무조건 안타를 주는 건 아니다. 주자의 고의성이 인정되면 타자도 함께 아웃된다”고 설명했다.
대전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