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스포츠] 관중 1억명 눈앞…보따리를 풀어라

입력 2010-05-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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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기록경기다. 기록이라는 것은 ‘남겨진다’는 의미가 있다. 야구에 빠진 사람은 통계의 위력을 안다.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수많은 이론을 이야기하고 보편성을 강조하지만 결국은 ‘통계이야기’이다. 그럼에도 야구는 통계만으론 해석할 수 없는 상황과 경우가 발생한다. 그것이 야구의 매력이자 오늘도 수많은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 땅에 프로야구가 도입된 지 29년째. 마침내 유료관중 1억 명 돌파가 눈앞에 왔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5월말에서 6월초 사이에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팬들마다 저마다의 추억은 다르겠지만 개막전 다음날부터 지금까지 프로야구를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는 행운이었다. 1980년대 이후 한국문화를 논함에 있어 프로야구는 분명히 하나의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영화, 만화, 문학에 이르기까지 프로야구는 수많은 문화콘텐츠를 양산했고, 향후에도 보다 유의미한 가치를 발현시킬 것으로 믿는다.

프로야구 관중 1억 명 속에 여러분은 몇 번이나 포함되어 있는지. 저마다 다를 것이다. 첫 데이트를 야구장에서 한 사람,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처음 가본 사람, 동네친구들과 함께 가본 야구장 등. 저마다 수많은 사연과 추억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제 저 1억 명 속에 포함된 사람 중에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경우도 있을 것이고, 어려서 아직 기억을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대통령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신분에 상관없이 각자 한명이 보태져서 1억 명에 이르렀다. 한국프로야구 관중 1억 명이 함의하는 것은 프로야구가 ‘국민스포츠’로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는 것이다.

KBO는 프로야구 1억 번째 입장 관중에게 ‘전 구장 평생 무료입장권’을 선사한다는 계획 아래, 다양한 이벤트를 구상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엔 보다 더 적극적이고 다양한 이벤트가 필요하다. 1억 번째 관중 이후에 2억 번째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MLB의 경우 연간 7000만 명 이상이 가능하지만 국내와의 비교는 무의미하다.

한국식으로 제대로 기념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성원해준 팬들의 가슴이 뛸 수 있는 이벤트가 절실하다. ‘전 구장 평생 무료입장권’외에, UCC 공모전이나 야구와 관련된 추억 공모전, 가장 경기장을 많이 찾은 팬 시구, 올드 유니폼 행사,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로 이어지는 3대 팬클럽 가족찾기 등을 통해 KBO 최대 행사로 승화시켜야 한다. 각 구단들도 자체적인 행사를 통해 이 기념비적인 행사에 동참해야 한다. 프로야구 관중 ‘1억 명 돌파’는 누가 뭐래도 온전히 팬들 덕분 아닌가. 1억 명 속의 일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지난 28년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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