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마스크 확보…실시간 체력 점검 OK
허정무 감독 “즐거운 승부=이기는 승부”
“상대를 얕보거나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한 경기라도 더 뛰고 돌아가고 싶죠.”
환상적인 4강 신화를 엮어낸 2002한일월드컵과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노리는 허정무호는 2010남아공월드컵 키워드로 ‘유쾌한 도전’ ‘즐기는 축구’로 삼았다. 물론 희희낙락하자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부담을 덜고,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편안히 경기에 임하면 결과는 저절로 따라오기 마련이란 생각에서다.
27일 오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 캄플 훈련구장에서 진행된 대표팀의 첫 훈련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허정무 감독은 “큰 승부를 준비하다보면 부담이 크다. 선수들에게 늘 언급하는 부분이 ‘우리 능력을 모두 끌어내자는 것’이다. 상대를 경시할 필요도 없지만 두려움을 가질 필요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24일 한일전을 앞두고도 허 감독은 이 부분을 선수단에 주지시켰고, 달콤한 결실을 맺었다. 오카다 감독이 공언한 4강 목표의 첫 걸음으로 삼으려던 일본의 꿈도 산산조각이 났다.
1차전 그리스 대비책에 대한 물음에 “앞으로는 상대국에 대한 얘기를 최소화하고자 한다”던 허 감독이었지만 ‘승리’란 단어를 말할 때 유독 눈이 반짝였다. “가장 즐거운 승부는 곧 이기는 승부다. 어떤 종목을 막론하고 이겨야 유쾌할 수 있다”고 했다. 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체력전과 고지대에 대한 대비책이다. 아르헨티나 마라도나 감독조차 부러워했던 우리만의 과정이다. “선수들의 몸 상태와 체력은 걱정하지 않는다. 한 경기라도 더 치를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
16강 그 이상을 염두에 둔 의미 있는 발언이다.
체력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히딩크와 함께 4강 신화 달성의 밑거름을 놓았던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피지컬 트레이너가 짜놓은 기본 골격이다. 5일 간격으로 반복되는 훈련패턴은 ‘체력훈련(1일차)-전술훈련(2~3일차)-전날 마무리 훈련(4일차)-본 경기(5일차)’ 틀에 따른다.
본선에 맞춰 감각과 체력을 모두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파주NFC에 설치됐던 경기력 측정 센서도 12개가 캄플 구장에 부착된 가운데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전송돼 체력 상태가 점검되고 있다. 노이슈티프트가 해발 1200m 고지대란 점도 감안됐다. 산소마스크도 모두 확보됐다.
모든 게 철저한 시나리오 속에서 전개 중이다.
16강을 향한 위대한 걸음이 시작됐다.
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