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명에 달하는 한국 취재진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현지인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환대를 받았다.
10일 오전 10시(이하 현지시간)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마련해 준 전세기를 이용해 그리스와의 월드컵 본선 조별예선 1차전이 펼쳐질 포트엘리자베스에 입성했다.
그리스전을 취재하기 위한 한국 취재진들도 새벽에 일어나 베이스캠프인 러스텐버그를 떠나 2시간을 날아 포트엘리자베스에 도착했다.
곧장 숙소에 여장을 푼 취재진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3시께 대표팀이 마지막 전력을 담금질 할 겔반데일 스타디움으로 향했다.
15분 쯤 달린 뒤 어느덧 취재진이 탄 버스는 훈련장 근처에 도착했다. 스타디움 주변에는 이미 대표팀이 훈련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200여명의 남아공 현지인들이 ‘부부젤라’(남아공 전통 나팔)를 불며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어린 아이부터 나이 지긋한 노인까지 다양했다.
그런데 취재진의 버스가 훈련장 뒷문 쪽으로 진입하자 수많은 현지인들은 취재진의 버스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현지인들이 취재진 버스를 태극전사들이 탄 버스로 오인한 것. 순식간에 취재진 버스는 현지인들에게 둘러싸이고 말았다.
현지인들은 당황한 한국 취재진들을 마냥 신기한 듯 바라봤다. 이어 취재진들이 버스에서 내리자 현지인들의 환호는 최고조에 달했다. 강한 햇볕에 선글라스를 쓴 한 기자는 현지인들에게 사인공세를 받기도.
이 기자는 “내 평생 이런 환호를 받아본 것은 처음이다. 연예인이 부럽지 않다”고 농담을 건넸다.
훈련장 정문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취재진이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하자 현지인들은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취재진들은 비록 현지인들의 착각으로 뜻하지 않은 환대를 받았지만 끝까지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
포트엘리자베스(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