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스포츠동아DB
박주영의 가치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통해 상승했다. 그는 매 경기 대표팀 부동의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나이지리아와의 조별예선 최종전에서는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월드컵 데뷔골을 터뜨리며 한국축구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달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월드컵이 끝난 뒤 다수의 영국 언론들은 박주영의 영국무대 진출 가능성을 높게 전망한다는 보도를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명문 리버풀을 비롯해 토트넘, 풀럼, 애스턴 빌라, 에버턴 등 5개 팀이 박주영 영입을 원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현지 언론의 뜨거운 반응과는 달리 아직 손에 잡히는 실체는 없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박주영이 EPL로 이적하기 위해서는 먼저 풀어야할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군 문제다. 선수들은 병역이행 문제가 코앞으로 닥칠 경우 해외진출 시 많은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영국 이적시장에 밝은 한 관계자는 “한국선수가 병역이행 의무를 마치지 않을 경우 유럽구단에서도 완전이적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또 이적료도 낮아지는 것이 사실이다”고 밝혔다.
박주영이 마음 편히 EP에 안착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오는 11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과 월드컵 병역특례혜택이 부활하는 것이다. 해외진출이 성사된다하더라도 군 입대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박주영은 2년만 뛰고 한국으로 돌아와야 한다. 광주 상무에 입대하려면 만 27세를 넘기면 안 되기 때문. 현재 박주영의 나이는 만 25세다.
또 선결조건 중 하나는 거액의 이적료다. 박주영은 지난 2008년 FC서울에서 모나코로 이적할 때 200만 유로(약 32억원)의 이적료가 발생했다. 그러나 해가 지날수록 팀에서 박주영이 차지하는 비중에 비례해 몸값도 뛰었다. 지난 시즌 세 차례 허벅지 부상에도 불구하고 9골-3도움을 기록하며 네네와 함께 모나코의 부활을 이끌었다. 또 월드컵에서도 맹활약하며 주가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의 이적료도 현재 600만 파운드(약 110억원)에서 800만 파운드(120억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 거액의 이적료는 박주영의 실력 뿐만 아니라 그의 인기를 통해 아시아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 요소까지 추가된 이적료로 추정된다.
하지만 EPL구단에서 2년이란 길지 않은 시간을 위해 그것도 아시아 선수에게 거액의 이적료를 투자하는 것은 용단이 필요하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