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왕년의 인기 스타들이 줄줄이 컴백해 팬들과 추억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완선, 진희경, 유호정, 홍진희.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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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 향수·추억 자극…7080세대 넘어 세대를 관통
‘스타’들이 돌아온다.
한 시절을 화려하게 풍미했던, 그리고 지금 더욱 완숙한 매력을 과시하고 있는, 그래서 여전히 ‘스타’인 이들이다. 유호정, 진희경, 홍진희, 김지호, 김현주 등 연기자들은 물론 구창모, 김완선, 변진섭 등 가수들에 이르기까지 잇따른 귀환이 요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왜 돌아온 것일까.
● 풋풋함에서 원숙함으로 돌아온 그들
5월4일 개봉하는 영화 ‘써니’는 40대가 된 7명의 친구가 1980년대 여고시절의 우정을 회상하는 작품이다. 영화에는 10대 여고시절의 아역과 함께 성인역을 맡은 40대 여배우들이 등장한다. 유호정, 진희경, 홍진희가 그 주인공이다.
유호정은 2002년 임권택 감독 ‘취화선’ 이후 9년 만에, 홍진희는 2001년 드라마 ‘상도’ 이후 10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1990년대 스크린 주역 중 한 명이던 진희경 역시 2004년 ‘고독이 몸부림칠 때’ 이후 오랜만에 주연을 맡았다.
1990년대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던 김지호. 그녀도 임순례 감독이 제작을 총괄한 프로젝트 ‘미안해, 고마워’에 출연했다. 14년 만의 스크린 복귀다. 그것도 노 개런티다.
김지호는 5월26일 개봉하는 ‘미안해, 고마워’에서 송일곤 감독이 연출한 ‘고마워, 미안해’ 편에 출연했다. 반려견을 통해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는 미술관 큐레이터 역이다.
MBC 주말극 ‘반짝반짝 빛나는’에 출연 중인 김현주도 2004년 ‘신석기 블루스’ 이후 7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28일 개봉하는 인권영화 프로젝트 ‘시선’의 다섯 번째 작품 ‘시선 너머’에서 김대승 감독의 ‘백문백답’ 편에 출연했다. 성폭행을 당한 채 오히려 피의자 취급을 받는 디자이너 역이 그녀의 몫이다.
● 노래는 세대를 관통하는 힘…가수도 있다
구창모 변진섭 김완선 등 80∼90년대를 주름잡던 ‘왕년의 가수’는 ‘그 시절의 추억’을 선물한다.
‘원조 댄싱 퀸’인 김완선은 ‘제2의 전성기’를 선언하며 6년 만에 컴백했다. 그는 “지금 이 시점에 내가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고민도 했지만 세월이 흘러서도 당시의 음악을 좋아한 팬들과 만나고 싶었다”라고 돌아온 이유를 밝혔다.
김완선이 새 음반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면 변진섭과 구창모는 라디오에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두 사람은 3월 초 ‘7080세대를 위한 맞춤형 채널’로 바뀐 SBS 라디오 러브FM을 통해 오랜만에 활동을 시작했다.
‘희망사항’ ‘너에게로 또다시’로 90년대 초 인기 발라드 가수였던 변진섭은 ‘희망사항 변진섭입니다’를 통해 90년대 인기가요를 들려준다. 변진섭은 소속사를 통해 “당시를 기억해주는 청취자와 만나니 추억도 빠지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평일 오후 6시 ‘브라보 라디오 구창모입니다’를 진행하는 구창모는 무려 20년 만에 방송으로 돌아왔다. 그룹 송골매 보컬 출신인 구창모는 같은 활동했던 배철수와 달리 90년대 초 홀연히 가요계를 떠나 팬들의 아쉬움을 샀었다.
● 향수, 추억 그리고 다채로움
추억의 스타들의 잇따른 컴백은 30대 이후 중장년층의 향수와 추억을 자극한다. 아예 영화 ‘써니’처럼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그 시대 청춘을 보낸 많은 관객의 추억을 자극하는 작품도 나왔다. ‘써니’의 진희경은 “실제로 내 10대 시절을 추억하며 연기할 수 있겠다는 설렘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진희 역시 “내 고교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면들이 많다는 공감대가 출연하는 데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가수들도 마찬가지다. 구창모와 변진섭을 라디오 DJ로 발탁한 SBS 전문수 라디오 기획 CP는 “7080세대는 그동안 방송에서 많이 소외됐던 계층이다. 이 층을 타깃으로 제대로 된 라디오 문화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면서 “한 때 지나가는 바람이 아닌 세대를 관통하는 장치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2000년대 초중반부터 일기 시작한 이른바 ‘7080문화’가 정착돼 중장년층 대중문화 향유층이 그만큼 폭넓게 존재한다는 배경도 작용했다. 최근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등 ‘세시봉 친구들’이 커다란 화제를 모은 것도 새로운 문화 소비층의 존재를 보여주는 모습이다. 충무로 한 관계자는 “그렇게 넓어진 문화 콘텐츠 속에서 스타들과 대중이 상호작용하면서 그만큼 더욱 풍부하고 다채로운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있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정연 기자 (트위터 @mangoostar)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