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메츠 에이스 하비 “류현진과의 맞대결? 신경 안 써”

입력 2013-08-13 0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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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하비(24·뉴욕 메츠). 동아닷컴 DB

맷 하비(24·뉴욕 메츠). 동아닷컴 DB

[동아닷컴]

‘크고 강하다. 게다가 자신감도 넘친다.’

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류현진(26·LA 다저스)과 맞대결을 펼칠 뉴욕 메츠의 실질적인 에이스 맷 하비(24)를 보고 느낀 점이다.

하비는 최근 미국 언론이 뽑은 메이저리그 영건 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5)에 버금가는 최고 우완투수로 꼽힌다.

하비는 13일 현재 올 시즌 23경기에 선발등판 해 159.2이닝을 던져 9승 3패 평균자책점 2.09 탈삼진 178개를 기록 중이다. 승수는 비록 류현진(11승)보다 적지만 탈삼진(1위), 이닝당 주자허용율(WHIP. 1위), 평균자책점(2위) 등 내셔널리그 투수 전 부문에 걸쳐 상위권에 올라있다. 이 때문에 그는 커쇼와 함께 올 시즌 강력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비는 또 올 시즌 게임당 평균 약 7이닝을 던져 선발투수에게 요구되는 이닝이터의 능력도 지니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콜로라도를 상대로 156km의 속구와 146km의 슬라이더를 앞세워 메이저리그 첫 완봉승도 달성했다.

미국 코네티컷 주(州) 출신인 하비는 2007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LA 에인절스에 지명됐지만 대학을 선택했다. 지명순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대학(UNC)에 진학한 하비는 3년간 22승 7패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한 후 2010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7번)에서 뉴욕 메츠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고, 2년 후인 지난해 7월 빅리그에 데뷔했다. 당시 애리조나를 상대한 하비는 역대 뉴욕 신인투수 가운데 최다탈삼진 기록(11개)을 세우며 빅리그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그 후 하비는 올 시즌 첫 두 경기에서 14이닝을 던지는 동안 탈삼진을 무려 19개나 잡아 메이저리그 전국구 스타로 성장했다. 당시 이를 지켜본 바비 발렌타인(63) 전 메츠 감독은 “하비는 장차 뉴욕 메츠 구단 역사상 최고의 투수가 될 것”이라고 호평한바 있다.

하비는 지난 4월 한 달간 4승(무패) 평균자책점 1.56을 기록해 내셔널리그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으며 지난 7월에는 올스타로도 선정돼 메이저리그 풀타임 첫 해에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이미 신인투수의 자격요건인 50이닝 이상(59.1이닝)을 던져 올 해 신인왕 자격은 없다.

동아닷컴은 국내 언론 최초로 오는 14일 류현진과의 맞대결을 앞둔 하비를 지난 12일 미국 애리조나 체이스 필드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맷 하비(24·뉴욕 메츠). 동아닷컴 DB

맷 하비(24·뉴욕 메츠). 동아닷컴 DB


다음은 하비와의 일문일답.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좋다. 어제 보지 않았는가? 불펜투구는 물론 트레이너와의 힘든 1대1 체력훈련도 거뜬하게 소화할 정도로 아주 좋다. 참, 어제는 미안했다.”

(하비는 11일 불펜투구 때문에 인터뷰를 다음날로 미뤘다. 대신 다음날인 12일, 클럽하우스에 도착하자 마자 옷도 갈아입지 않은 체 기다리고 있던 기자와의 인터뷰 약속을 지켰다.)

-올 시즌 성적이 매우 좋다. 시즌 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편인가?

“그런 셈이다. 아울러 야구선수라면 누가 실패를 생각하겠는가?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면 결과도 좋게 나오는 것 같다. 오프시즌 때는 스프링캠프를 생각했고, 스프링캠프 때는 시즌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당시에 느낌도 좋았고 열심히 해서 그런지 올 시즌은 내가 기대하고 계획한 만큼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온 것 같다. 정규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시즌을 마무리 하는 것이다. 또한 시즌 초에 계획했던 200이닝 투구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투구 이닝 외에 승수나 다른 목표는 없나?

“물론 승리를 많이 하면 좋겠지만 그건 투수 본인이 관리할 수 없는 부분이다.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상대팀 타자들이 더 잘 칠 수도 있고 또한 우리 팀 타자들이 점수를 뽑지 못하면 승리투수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야구는 워낙 변수가 많은 종목이라 승리나 승수에 대해 장담하거나 예상할 수 없다.”

-오는 14일 다저스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친다. 자신있나?

“나는 내가 등판하는 경기에서 상대팀 투수가 누구이든지 간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상대하는 것은 상대팀 타자들이지 투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부분은 우리 팀 타자들이 신경 쓸 일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다저스 구장에서 경기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기대된다. 다저스 타선이 최근 워낙 강해서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야구팬들은 상대투수가 누구냐에 따라 맞대결을 펼치는 투수도 신경이 쓰일 거라고 생각한다.

“(손 저으며)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 상대팀 마운드에 누가 올라오던지 간에 나는 오직 상대 타자들만 신경 쓰고 상대한다.”
맷 하비(왼쪽). 동아닷컴 DB

맷 하비(왼쪽). 동아닷컴 DB


-앞서 투구이닝을 언급했는데 언론에서도 당신의 올 시즌 투구이닝을 220이닝이 넘지 않도록 팀에서 관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사실인가?

“나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다. 혹, 그런 보도가 있었다 해도 그건 코칭스태프나 구단에서 관여할 일이지 내가 나설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선수로서 팀에서 관리하고 결정하는 대로 따를 생각이다.”

-야구는 맨 처음 언제 시작했나?

“아버지가 고등학교 야구부 코치였다. 그래서 걸음마를 시작했을 때부터 야구를 했다. 아버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이나 친척 모두가 야구를 좋아했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하면서 성장했다.”

-인터뷰를 위해 사전조사를 했는데 당신의 부친도 야구와 미식축구선수였더라.

“그렇다. 아버지가 지난 1972년 대학야구 월드시리즈에도 진출했을 만큼 유능한 선수였다. 하지만 대학 4학년 때 부상을 당해 프로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당신의 뛰어난 재능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렇다. 아버지는 운동신경이 정말 좋은 분이다. 야구재능은 물론 나의 좋은 신체조건도 다 아버지 덕분이다.”

-어렸을 때 롤모델은 누구였나?

“어렸을 때 열렬한 뉴욕 양키스 팬이었다. 그래서 당시 양키스 선수 대부분이 나의 롤모델이었다.”

-야구를 시작한 후 가장 행복했던 때를 꼽자면?

“(주저 없이) 빅리그로 콜업됐을 때다. (주위를 둘러보며) 여기에 있는 여러 동료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겠지만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일이다. 그 꿈이 현실이 되었을 때의 감격이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큰 기쁨이자 감동이었다.”

-그렇다면 반대로 가장 힘들었을 때는?

“고등학교 졸업반 때였다. 당시 내 나이 18살로 전국 고교투수 랭킹 4위 안에 들었고 우완투수로는 2위였기에 당연히 1라운드 전체 10위안에 지명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3라운드에 지명됐다. 지금은 괜찮지만 당시에는 비교적 어린 나이였기에 실망도 컸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맷 하비(24·뉴욕 메츠). 동아닷컴 DB

맷 하비(24·뉴욕 메츠). 동아닷컴 DB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나?

“나는 야구는 물론 다른 운동도 좋아하는 열렬한 스포츠 팬이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프로농구는 물론 프로미식축구, 프로아이스하키 등을 자주 보러 간다.”

-덕분에 미모의 여자친구인 톱모델 앤 비알리치나(27)도 프로미식축구 경기장에서 만나게 된 것 아닌가?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맞다.”

-지금도 그녀와 데이트 중인가?

“미안하지만 연애문제는 노코멘트 하겠다.”

-존중하겠다. 운동경기 관람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그럼 야구 외에 직접 하는 운동은 없나?

“야구 외에 직접 하는 운동은 골프밖에 없다. 특히 골프는 오프시즌 때 체력이나 컨디션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즐기는 편이다. 실력은 싱글 수준이다.”

-당신도 별명이 있나?

“특이한 별명은 없다. 다만 내 성을 빗대어 할브라고 부른다.”

-야구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 당신도 그런가?

“나 같은 경우는 전혀 없다.”

-하비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인가?

“내 몸에는 야구인의 피가 흐른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야구는 내 삶의 모든 것이다.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통해 야구를 접했고 항상 가족들과 야구를 보며 야구 이야기를 하면서 성장했다.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할 수 밖에 없고 지금도 이렇게 매일 야구장에 나와 동료들과 함께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오늘 귀한 시간 내줘 고맙다. 14일 경기 기대하겠다.

“찾아줘서 고맙다. 좋은 경기가 되도록 전력투구 하겠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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