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는 배우다’ 이준 “이유 없는 베드신, 하지 않을 것”

입력 2013-11-04 18: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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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감한 베드신에 도전했지만, 흥미 위주의 베드신은 사양한다는 배우 이준.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엠블랙 이준(25)이 배우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아이돌 스타로는 드물게 호평을 받고 있다.

이준은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배우는 배우다’(감독 신연식)에서 단역에서 톱스타로 올랐다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오영 역을 맡았다. 스크린 첫 주연작이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칭찬해줘 놀랐어요. 감사할 따름이죠. 사실 촬영을 할 때는 긴장되고 부담스러웠어요. ‘잘할 수 있을까’ 겁도 났죠. 특히 오영이 저와 많이 다른 캐릭터여서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막상 개봉을 하니까 이젠 시원섭섭하네요.”

영화를 본 사람들은 이준의 과감한 연기에 깜짝 놀란다. 베드신 연기가 파격적인 데다 수위도 높기 때문이다.

“베드신이 처음인 데다 많기까지하니 당황스럽더라고요. 베드신에는 오영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어요. 그만큼 중요하죠. 만약 흥미와 자극만을 위한 베드신이었다면 ‘촬영에서 빼달라’고 이야기 했을 것 같아요. 다른 작품에서도 이유 없는 베드신은 하고 싶지 않아요.”

힘들고 고된 촬영이었던 베드신과 달리 맞는 장면은 어렵지 않았다. 이준은 “맞는 건 자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생각해도 맞는 것 잘하는 것 같다. 맞는 것에 익숙해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고 웃어 보였다.

"아이돌은 연기를 못한다" "이준은 가볍다" 등의 편견을 깬 건 독백(소극장) 장면이었다. 베테랑 서영희와의 연기에서 밀리지 않았다.

“초반이었고, 대사량도 많았어요. 종일 대본만 붙들고 있어야 했죠. 막막했는데 그나마 생각한 방법이 대사를 랩 가사처럼 외우는 거였어요. 외우는 속도도 붙고 언제든지 바로 할 수 있겠더라고요.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붙었어요. 다시 생각해봐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아요.(웃음)”

배우 이준.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이준은 함께 호흡을 맞춘 강신효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강신효는 극 중 오영의 친구이자 매니저로 등장한다.

“‘배우는 배우다’는 유독 욕이 많아요. 낮에는 도저히 연습을 할 수가 없죠. 아시죠? 주변의 반응…. 그래서 밤늦게 사무실에 남아 연습했어요. 그때마다 도와준 친구가 신효예요. 정말 고마웠죠. 기회가 된다면 다른 작품에서도 함께하고 싶어요.”

최근 이준에게는 큰 변화가 생겼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크게 줄었다. 배우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적지 않다.
“배우 이미지요? 푸하하. 아니에요. 이제 방송에서 할 말이 없어요. 오래 산 건 아니지만, 그동안 방송에서 제 이야기를 주로 해왔고, 그게 반응이 좋았어요. 그런데 이젠 소재가 없어요. 다시 만들어야 해요. 이제 에피소드를 만들어 가고 있으니 1~2년 뒤에 다시 나오겠죠.(웃음)”

이준처럼 스크린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아이돌스타가 늘고 있다. 2PM의 준호는 영화 ‘감시자들’을 통해 신고식을 치렀고, 소녀시대의 유리는 이종석, 서인국과 영화 ‘노브레싱’에서 호흡을 맞췄다. 또 2PM의 택연이 영화 ‘결혼전야’로 뒤늦게 ‘영화돌’에 합류한다.

“라이벌이라고 생각하거나 특별히 견제하는 친구는 없어요. 저도 막 시작했는데 누굴 견제하거나 신경쓸 입장이 아니죠. 굳이 한 명을 꼽으라면 준호가 부러웠어요. 작품 속에 잘 들어가 있더라고요. 그런 점이 참 부러웠어요.”

연기를 하며 쌓여가는 스트레스가 오히려 좋다는 이준. 제법 ‘배우 이준’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려 보였다. 그런 그에게 ‘배우’는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제게 배우는? 배우죠! 홍보멘트처럼 보이나요? 하하! 지금부터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배우라는 직업이 어색하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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